경남도립미술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주택가. 입구 노란 차양이 예쁜 동네책방 '책방 19호실'이 보인다. 문을 여니 특유의 에너지로 7평(23㎡) 작은 공간을 꽉 채운 박지현(42) 대표가 반갑게 맞이한다. 박 대표는 최근 시 전문 잡지 2024년 봄 호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는 이번 등단이 책방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모임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 20일 그를 만나 책방과 모임 이야기를 들었다.◇나만의 공간을 만들다 = 박 대표는 대구에서 살다가 2012년 결혼하면서 창원에 내려왔다. 내려와서 사립고
김은정 경남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쓴 은 문학 작품을 통한 묵상이자 일종의 신앙고백이다. 꼭 신자가 아니라도 독자는 김 교수가 풀어놓는 이야기를 통해 삶을 돌아보고 용기와 위로를 얻는다. 실제 '아' 하고 고개를 크게 끄덕일만한 내용이 가득하다.예를 들어 작가 박완서가 아들의 죽음을 겪으면서 기록한 일기를 모은 에서 고통과 슬픔에 몸부림 치던 박완서를 구원한 '주님의 한 말씀' 이야기를 소개한 부분을 보자."'주님은 왜 하필 나에게 이런 고통을 주시나?'라고 원망할 게 아니라 '왜 나라고 이런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 147년 역사를 지닌 일본 도쿄 진보초 책방 거리. 일본 근대화 이후 오랜 시간 진보초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서점,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된 젊은 서점 등 18곳을 찾아가 그들이 만든 역사와 지속 가능한 비결을 듣고 기록한 책. "진보초의 역사와 매력을 연구하는 미국인 지인은 처음 진보초에 갔을 때 동네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서점 같다고 생각했단다. 서점 한 곳 한 곳은 거대한 서가, 골목길은 서가에서 서가로 이동하는 통로. 책 구경하다 지치면 커피 한잔 마실 가게, 음식과 술이 맛있는 가게. 책을
창원문화재단(대표이사 조영파)이 창원 지역 가곡을 되짚어 보는 공연 을 준비했다. 공연은 다음 달 18일 오후 7시 30분 마산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진다.한국 가곡 역사에서 창원은 의미가 크다. 국내 최초 가곡으로 알려진'동무생각'(이은상 작사)을 포함해 '가고파'(이은상 작사), '고향의 봄'(이원수 작사) 등은 창원(마산)이 배경이다.이번 공연에서는 한국 가곡 역사에서 업적을 남긴 창원 예술인을 조명한다. 먼저 '한국 가곡에 찾아온 봄'을 주제로 한 1부에선 '동무생각'(이은상 작사), 목련화(조영식 작
지역 신진 미술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회 인 지난 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창원 연아트오브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창원에서 활동하는 김수남(37)·김주영(24)·김예림(23)·최은혜(33) 작가가 참여했다. 모두 남소연 연아트오브갤러리 대표가 눈여겨보던 작가들로 전시에서는 이들의 최신 작품을 볼 수 있다.남 대표는 이들 작가와 매주 만나 작품 방향과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김주영 작가는 창원대 서양미술학과에 재학할 때부터 소통했다. 그는 '틀'을 주제로 작업한다. 몇 해 전 길에서 우연히 본 두더지가
"소녀 취향은 나를 문학적으로 성장시켰다. 이제는 이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는 이주라 문화평론가는 그의 책 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책에는 주말 아침 TV에서 방영하던 만화영화,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읽던 연애 소설, 밤 열 시 가족과 함께 보던 드라마 등 이른바 '소녀 취향' 여성 서사를 통해 여성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형성해 온 과정이 담겼다.예를 들어 저자는 고전 을 원작 소설과 영상으로 재생산된 영상물을 토대로 분석한다. 원작은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
함양군은 오는 29일부터 4월 4일까지 함양군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기획전시 '4인4색전'을 연다.이번 4인4색전은 김향순 천연염색, 이희권 서양화, 박기자 수채화, 강봉주 한글서예 등 함양미협 소속 4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전시회로 다양한 시각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김향순 작가는 천연염색을 소재로 천연염색 실로 자수를 하여 사물을 표현한 '전통과 현대'라는 작품을 선보이며, 이희권 작가의 '가이아(GAIA)'는 자연과 인간이 서로 간의 다툼없이 협력하며 살아왔던 조상들의 지혜와 얼
지난 14일 거제시 하청면 칠천로 연구마을에 있는 작은 항구. 오후 6시 즈음 들어선 배에서 해녀 7명이 내린다. 그들은 해삼 20kg이 담긴 통 18개를 뭍으로 옮겼다. 집에 갈 채비를 서두르는 그들 중에서 가장 체구가 작은 이가 김성량(79) 해녀다. 140cm가 조금 넘는 그는 제주에서 태어나 독도에서 물질했고, 현재는 거제 칠천도 바다를 터전으로 삼고 있다.◇독도 원정 물질 시절 = 제주 해녀들이 독도에서 물질을 하기 시작한 건 1935년이다. 독도는 특히 미역이 지닌 상품적 가치가 뛰어났다. 독도 어장을 경험한 사람들은 해
창원문화재단(대표이사 조영파)이 준비한 이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1~6전시실에서 열린다.성황을 이룬 이후 올해 두 번째 기획 전시로 창원에서 활동하는 김구, 김원자, 김형집, 정동근, 천원식, 황원철 6명의 원로‧중견 작가의 작품 184점을 만날 수 있다.제1전시실에서는 황원철 서양화가가 오랜 기간 ‘바람’을 소재로 작업한 작품 46점이, 제2전시실에서는 꽃을 주제로 옻칠, 자개, 분채 등 다양한 재료를 선보이는 김원자 한국화가의 작품 30점이 전시된다
"누워 있으니 새로운 게 보였어요.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광경, 까치가 날아 다니는 모습. 산책 나온 가족과 커플들 대화에 귀 기울여 보기도 했죠. 원래라면 그냥 스쳐 지나갔을 것들이에요."지난 17일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 가로수길 도민의 집 앞 소공원에서 열린 제1회 가로수길 가로눕기 대회 우승자 중 한 명인 송유정(24) 씨의 이야기다. 송 씨의 말처럼 이날 참가자 32명은 조금 색다르게 창원 가로수길을 즐겼다.◇도시를 온전하게 즐기는 방법 = 이날 대회는 청년 문화기획사 뻔한 창원과 함안청년창업가 오브아르, 경남대 동아리연합
진주문화원(원장 김길수)은 30개 읍면동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금석문을 2년간 발굴 ·조사하여 진주금석문총람(晋州金石文總覽) 한 책(2권)에 묶어 발간했다.문화원은 2022년부터 2년간 소중한 문화유산을 기록으로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30개 읍면동 지역별 기초자료조사 위원회를 구성하여 진주금석문총람(1995년), 진양효열시설물지(1991년) 및 면지에 실린 금석문을 참고하여 숨어있는 하나의 비석을 찾기 위해 지역원로, 문중, 마을경로당, 행정기관 등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발굴·조사를 하고, 미진한 부분을 보완·조사하기 위
경남도와 경남도립예술단(이하 도립예술단)이 올해 공연을 위해 선발을 끝낸 배우들에게 갑자기 제작 연기를 통보해 비난을 사고 있다. 연습과 공연 일정에 맞춰 다른 공연이나 일거리를 포기하거나, 타지에서 새로 거처를 마련한 배우들은 당장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고, 무력감마저 느끼고 있다. 경남도는 도립극단 체제 변화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배우들은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합격 후 느닷없이 연기 통보 = 도립예술단은 지난해 12월 4일부터 11일까지 올해 공연할 , , 세 공연에 참여할
이임호(62)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러시아 레핀 아카데미 석사 및 박사 과정을 졸업한 이력을 가진 구상 작가다. 마산에서 나고 자라 창원대학교에 다녔고, 유학 시절을 제외한 대부분을 경남에서 머물며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1980년대 후반 학부를 졸업한 후 한동안은 동료 청년 작가들과 함께 지역 미술계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더 넒은 무대로의 진출을 위해 전시를 꾸리거나 모임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했다. 그러나 지역 내 인프라 부족, 소통의 부재 등 한계로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작가는 이후 약 5년간 미술
남해군 남해유배문학관은 이달 6일부터 25일까지 '남해신목-시간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2024년 봄맞이 기획전시를 연다.이번 기획전시 초대작가인 사진가 이열은 '푸른나무' 시리즈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섬 나무 시리즈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탈리아 '올리브나무', 마다가스카르 '바오바브나무', 피지 맹그로브 등 해외의 독특한 나무들을 소개하는 나무 사진가다. '남해신목-시간의 기억' 전시는 작가가 지난 5년간 작업한 섬 나무 시리즈인 '제주신목', '통영신목', '신안신목'의 연장선이다. 이열 작가는 2022년 가을부터 올해 초까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가 14일 경남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 환경정화 봉사 활동을 했다. 메디체크어머니봉사단과 직원은 경남지역 장애인이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장, 시설 내·외부를 청소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와 메디체크어머니봉사단은 지역주민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하며 나눔 봉사를 펼치고 있다. /주성희 기자
3.15의거로 희생된 김주열 열사가 부활한다면 어떤 시선으로 지금 마산을 바라볼까? 그 상상을 담은 작품이 부산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지난달 24일부터 7월 7일까지 기획전 〈이것은 부산이 아니다:전술적 실천〉을 열고 있다. 참여 작가 중 창원 지역 작가·기획자로 구성된 에프파이브(F5)는 '전술 2. 체화된 기억' 섹션에서 '바다에서 온 사람' 연작을 선보였다.먼저 '바다에서 온 사람_1'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3.15의거길과 김주열 열사 시신 이양지, 3.15의거탑, 마산용마고(옛 마산상고), 옛 마산시청인
제38회 고향의 봄 백일장 공모가 다음 달 20일까지 이어진다.전국 초·중·고 대학원생과 일반인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부문별로 주어지는 주제는 다르다. 초등부 저학년은 '횡단보도'와 '반려동물'로 글을 써내면 된다. 고학년은 '혼자 있을 때'와 '겨울이 없어진다면'이 주제다. 중등 부문 주제는 '문득 생각나는 추억'과 '빈자리'다. 고등학생은 'AI와 글쓰기', '금기어'로 글을 완성해야 한다. 대학·일반부는 주제 '등산'과 '시작'으로 글을 쓰면 된다. 글쓰기 장르는 운문과 산문으로 나뉘며 두 장르 중 하나에 부합해야
한국계 셀린 송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한 영화 가 11일 오전(한국시각)에 열린 ‘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며 완성도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비록 수상은 못 했지만, 한국 혹은 동양적인 정서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된다. 이 영화는 지난 6일 개봉해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간단 줄거리12살의 어느 날, '해성(유태오 분)'의 인생에서 갑자기 사라져 버린 첫사랑, '나영(그레타 리 분)'. 12년 후, '나영'은 뉴욕에서 작가의 꿈을 안고 살아가
◇나는 똥이 좋아 = 소똥구리 더기는 '똥'을 좋아하는 자신의 특별한 식성을 친구들에게 숨기고 있다. 그의 똥 도시락도 놀이터에 감추고 몰래 먹는다. 과연 더기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친구들 앞에서 드러낼 수 있을까. "멋있어 보이는 벌레 친구들처럼 되고 싶은 소똥구리 더기는 인기와 관심을 쫓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친구들의 동조 압력 앞에 진실을 밝힐지 말지 갈등하는 더기의 상황은 우리 아이들이 학교 안과 밖에서 마주하게 되는 일들일지 모른다." 마크 펫 지음. 김소정 옮김. 44쪽. 두레아이들. 1만 4000원.◇라
국가 지정문화재인 거제 둔덕기성(사적 제509호)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3배 정도 더 클 가능성이 제기됐다. 기존에 확인된 둘레는 526m이다. 새로 확인된 성벽은 전체 둘레 약 1.4km이다. 현장조사와 연구를 진행한 나동욱 영남성관연구소 소장에게서 '사적 거제둔덕기성의 외성(外城) 발견 및 조사 경위 보고서'를 받아 내용을 살펴봤다.◇고려 이전 관청 자리 = 거제시 둔덕면 거림리 산 95번지 일대. 둔덕면과 사등면 사이엔 해발 326m 야산이 있다. 이 산 남쪽과 서쪽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진 성벽이 바로 거제 둔덕기성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