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새누리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도청 이전 공약은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는 것일까. 그는 무슨 마음으로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았을까. 홍 후보가 당 후보로 확정되자마자 일성으로 공약 실천을 거듭 다짐함에 따라 그의 도청 이전 공약은 하루아침에 지역 정가의 최대 의제로 떠올랐다. 물론 홍 후보의 선거 공약이 최소한의 실천 가능성을 가지려면 그의 당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지세가 견고하고 야권의 선거 움직임이 뒤늦은 지역의 현실을 고려할 경우 홍 후보의 공약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릇 정치인의 공약이나 정책을 평가하려면 당위성과 실현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먼저 당위성만 따질 경우 도청의 마산 이전과 진주 제2청사 건설은 경남 전체의 고른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반박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통합 이후 마산 주민들이 겪는 소외감이나 낙후한 서부 경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 청사 이전이나 제2청사 건립만한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현 가능성을 따져 본다면 의견은 분분하다.

홍 후보의 공약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청사 이전 논의가 지역 갈등만 들쑤실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는다. 여기에는 청사 이전 비용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홍 후보가 청사 이전 비용으로 제안한, 도청사 부지 매각이나 중앙역 역세권 개발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단정 짓는다. 지자체의 재정 현실을 모르는 중앙 출신 정치인이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도 청사 이전 문제를 함부로 거론하는 건 잠꼬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몇 년이 지나도록 해결 기미가 안 보이는 창원시 청사 입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도 청사의 마산 이전이 적절하다는 홍 후보의 의견에 솔깃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청 이전 공약은 지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에 지역민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시민단체 간에도 의견이 갈래갈래이기 마련이다. 홍 후보의 공약에 대해 당내 경선을 넘기 위한 정치 쇼로 폄하할 수도 있지만 그의 호언장담을 '빈말'로 돌리기에는 폭발력이 너무 큰 뇌관이 되어버렸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지역내 잠재된 갈등이 얼마나 큰지도 드러나고 있다. 도 청사 이전 공약이 지역균형 발전도 도모하고 지역 갈등도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논의가 진행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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