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110만 메가시티 창원' 출범 2년] 해법없이 표류하는 3가지 현안
오는 7월 1일이면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으로 '110만 메가시티'라는 한 배에 몸을 실은 지 2년을 맞는다. 통합 당시부터 분홍빛 청사진보다 앞으로 풀어야 할 갈등에 대한 우려가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창원시는 지역 간 심리적, 지리적 장벽을 허물고 골고루 잘사는 균형발전을 핵심으로 2년간 통합시정을 운영해 왔다. 최근 창원시는 통합 2년 시정에 대해 창원시 위상을 대내외에 각인한 2년이라고 자평했다. 남은 과제로는 신청사 입지 선정 등 지역현안 조속 해결, 양극화·청년실업 해소, 중소기업 활력 증대 등을 꼽았다. 지난 2년을 창원시 평가처럼 순항으로 인정하더라도 앞으로 예고된 역풍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동안 통합 시정이 어떤 항로로 얼마나 왔는지를 살펴보고 앞으로 과제에 대해 4차례에 걸쳐 진단해 본다.
창원시 통합 2년을 맞은 지금 최고의 과제이자 화두는 통합청사 입지 선정 문제다. 이는 소지역 이기주의 기류 속에 신규 야구장, 통합 상징물 사업 등과 얽혀 더욱 어려운 국면에 처해 있다. 3가지 현안을 얼마나 슬기롭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창원시 미래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자칫 잘못하면 후폭풍에 휘말릴 우려가 크다.
◇마창진 통합준비위원회 결정 = 통합 창원시의 명칭과 청사 위치 등을 결정하고자 지난 2010년 1월 출범한 마창진 통합준비위원회는 이견과 논란 끝에 같은 해 2월 17일 통합시 명칭을 창원시로 최종 결정했다. 임시청사는 창원시청을 사용하고 통합시청사 위치는 통합시 출범 후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 청사 소재지 우선순위를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 옛 육군대학 터를 1순위로 하고, 2순위로 창원 39사단 터를 선택했다. 이후 전문기관에 의뢰해 후보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 용역과 환경영향평가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고서 통합시의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아울러 재정 인센티브는 창원 20%, 마산 40%, 진해 40%로 배분하는 것도 함께 정했다.
◇그간의 과정과 향후 전망 = 이 문제는 통합 후 새 청사의 타당성 조사 용역이 진행되면서 어긋나기 시작했다. 용역에 현 청사 리모델링 가능 여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게 되면서 통합준비위원회 결정에 대한 신뢰에 금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신규 야구장과 통합 상징물을 통합청사 유치에 배제된 지역에 배분하는 계획은 야구장 결정 시한과 맞물려 결과적으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급기야 지난해 12월 창원시의회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본회의장 봉쇄에 이어 지역 의원들 사이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사태까지 맞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4·11 총선에서는 국회의원들까지 통합청사 유치를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지역민의 표심에 손이 묶인 시의원들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발까지 묶여버린 꼴이 돼버렸다.
현재 창원시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통합청사 입지를 결정해주기를 시의회에 촉구하고 있다. 시는 신규 야구장을 2015년까지 완공해야 하기에 서두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야구장을 먼저 결정하면 통합청사와 상징물 결정이 이에 종속돼 있어 영향을 받게 된다. 의회 차원에서도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 역시 의원들 반대로 무산됐다. 이런 가운데 현 청사(진해, 마산 포함) 리모델링 사용안과 기간을 정해 차례로 돌아가며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해지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 대선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김두관 도지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만에 하나 박완수 시장이 도지사 도전을 위해 자리를 비우게 된다면, 시장 보궐선거는 그나마 잔잔한 시민들 정서까지도 흔들어 앞이 보이지 않는 흙탕물로 만들어 버릴 우려가 크다.
이에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3가지 현안'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이야기가 공감대를 얻고 있다.
◇통합 2년 시민의 생각은? = 과연 2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은 정치인들처럼 통합청사에 목을 매고 있을까? 3가지 현안과 관련해 시민들 생각은 시의 명칭과 결부돼 상실감이 심했던 당시와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 청사가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과 함께 NC다이노스 야구단이 창단해 마산야구장에서 2군 경기가 진행되면서 새 청사, 상징물, 야구장에 대한 시민의 가치 판단이 달라졌다는 견해도 많다. 3가지 현안은 통합준비위원회 결정대로 진행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앞에서 지적했듯이 사실상 시의회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이 시점에 설문조사나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 의견을 알아보는 것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진해구에 사는 이 모(43·자은동) 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에서 청사는 자신이 사는 지역에 꼭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위기가 많이 줄었고 오히려 이러한 갈등이 통합 의미를 후퇴시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2년이 지난 상황에서 의원들이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문제해결의 기초 자료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원시의회 마산지역 한 의원은 "지역민의 표심, 국회의원의 공천권에 압박 당한 시의원들은 이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며 "3가지 현안과 관련해 시민들 의견을 정확히 파악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정보가 나오면 시의원들의 움직임이 원활해지는 동시에 국회의원과 시의원에게도 명분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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