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앞두고 한나라 '물갈이 상징'..야권 '인재영입'대상으로 떠올라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은 '공천 물갈이론'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고, 야권은 인재 영입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심 이반 현상을 염두에 둔 듯 '신선함'에 무게중심을 두었고, 반면 야권은 외연 확대를 위해 '대중성'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여야 모두 '진보 개혁 성향 인물'을 공통분모로 설정하는 움직임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유권자들에게 '우리도 변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것이고, 야권은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의식을 더욱 공고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차정인, 전점석, 허정도, 이인식, 이종면 씨 /경남도민일보DB

이 때문에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펼쳐온 지역 명망가들의 공천설이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정가에 떠돌기 시작했다. 현재 창원 지역 정가를 중심으로 총선 출마 영입 대상자로 거론되는 시민운동가들은 차정인 부산대 교수(창원 YMCA 이사장), 전점석 전 YMCA 사무총장, 허정도 창원 해양신도시 조정위원장(전 한국 YMCA 전국연맹 이사장), 이인식 우포늪 따오기 복원위원장, 이종면 희망진해사람들 공동대표 등이다.

한나라당 김정권 사무총장은 지난 2일 경남 방문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 젊고 신선한 후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며 전략 공천 확대와 공천 쇄신을 시사한 바 있다. 이어서 지난 7일에는 "극소수의 수구 좌파만 아니면 당의 인재로 영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무총장은 "책상형보다는 필드형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시민사회 활동을 했거나 현장에서 치열하게 주민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일하신 분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 김정권 사무총장은 경남 방문 때 몇몇 시민운동가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지역구 분위기를 점검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1996년 총선 때 재야 노동운동가이자 민중당 출신이었던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재오 특임장관을 영입하던 때와 같은 분위기다. 가깝게는 2004년 마창진 참여자치시민연대 활동을 하며 한나라당을 비판해온 안홍준 의원을 영입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이 안철수·박경철 영입론을 언급하자 한나라당이 발끈한 것은 신선하고 개혁 지향적인 인물을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문재인 이사장이나 김영춘 최고위원 등의 출마가 거론되는 부산과 달리, 경남에서는 뚜렷한 인물을 내세우지 못하는 게 걱정이다. 이에 민주당 경남도당은 시민운동가들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곧 공개적으로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경남도당 역시 일제히 총선 출마자 공개 모집 공고를 내면서 당적 보유 여부를 따지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외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러브콜을 받는 시민운동가들의 움직임은 아직까지 조심스럽다. 한 인사는 "언론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도 부적절하고, (한나라당의 영입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면 언급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밝혔다. 또 한 관계자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지만,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한나라당을 비판해 왔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시민단체에 몸담았던 이들의 움직임은 어떤 식으로든 가시화될 것이고, 여야 정당들의 러브콜 역시 활발해질 전망이다. 시민운동가들의 주가 상승 현상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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