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0일 창원지식콘퍼런스라는 행사에 참석한 나는 개막식 영상물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간 논란을 빚어 왔던 소위 '해양신도시'에 대해 매립규모를 34만 평에서 19만 평으로 축소하여 건설하는 것이 통합 이후 이뤄낸 매우 성과적인 일인 양 선전하고 있었다.
이후에는 '이래도 되나?' 하는 마음에, 이어지는 발제자들의 좀 현실성이 떨어지는 발표내용은 영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해양신도시'라는 사업은 뼈대만 간추린다면, 국가가 항만건설을 위해 뱃길확보가 필요했고 이 때문에 발생하는 준설토라는 쓰레기를 마산 월영동 앞바다에 버린다는 것이고, 이것을 이용해 구 마산시는 현대산업개발이라는 회사를 끌어들여 마산 앞바다에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 상가 등을 지어 신도시를 조성함으로써 경비를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이것이 소위 '해양신도시'라는 사업의 실체다.
만약 계속 추진이라는 결정을 창원시가 내렸다면 나는 창원시장님에게 정말 묻고 싶은 것이 많다. 국가는 아니 정확히 말하면 해양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는 국토해양부는 그 바다 쓰레기를 마산 앞바다에 버리는 대가를 어떻게 치렀는가? 또는 치를 예정인가?
그리고 창원시는 6550억 원을 들여 7500억 원의 분양수익금을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는 이 사업의 타당성을 진정 주민의 처지에서 재검토한 적이 있는가? 매립규모를 축소하면 2000억 정도의 사업비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만 솔솔 흘리지 말고 그 파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창원시는 신도시가 조성되면 세수가 확대되어 좋겠지만 그 과정에서 눈물 흘리는 시민들이 얼마나 많을지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 신도시의 형성으로 상권과 유동인구가 집중되면 현재 그나마 형성되어 있는 어시장, 월영동 상권이 쇠락하고 많은 인구가 세금을 안 내도 되는 형편으로 전락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지 않은가?
창원 상남동에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 이후 인근 중앙동 상권이 얼마나 급속히 망해갔는지 시민들은 이미 보아서 알고 있다.
그리고 현대산업개발은 협약서에 의해 보장된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업을 펼치게 되겠지만 구 마산지역에 그간 진행되어 오던 40여 개 재개발조합에 관련된 많은 건설사와 주민들이 입게 될 피해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국가적 지원을 받아 창동 오동동 지역에서는 도시재생이라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움직이는 주민들이 있고 어시장 지역은 상권활성화 지역으로 선정되어 기쁨과 희망이 교차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한방에 무너뜨리는 신도시 건설을 '해양신도시'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포장하여 강행하는 것은 정말 주민들에겐 날벼락이나 마찬가지다.
/이규철(마산회원구 내서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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