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식 시장 '맑은 물 나눠 먹자' 잇단 신문 기고…'형제애' 강조
부산시의 '남강댐 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서문수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이 김두관 지사를 찾아 남강댐 물을 나눠 먹는 조건으로 인공습지 조성 협의에 참여할 뜻을 밝힌 데 이어, 4·5일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지역 신문에 기고를 내 '남강댐 물을 나눠 먹자'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 경남도가 부산에 정식으로 인공습지를 통한 물 공급 대안을 제시하고서 첫 공식 반응이라 할 만하다.
이는 지난달 국토해양부의 남강댐 여유수량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근 1년 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남강댐 물 문제가 재점화된 것이지만, 이번 논란에는 새로운 변수인 '인공습지'가 끼여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는 남강댐 물에 인공습지를 '끼워팔라'고 요구하는데, 경남도는 인공습지 조성을 유일한 대안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국토부의 용역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경남도의 인공습지 방안을 애써 외면해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국토부 용역결과를 논리적인 근거로 내세우면서 '형제애'를 강조하는 감정적인 호소, 그에 더해 인공습지 방안까지 떠안을 수 있다며 전방위로 남강댐 물 구애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경남도는 이 같은 부산시의 행보에 별다른 동요를 보이고 있지 않다. 애초 '(남강댐) 물을 준다, 안 준다'라는 문제에서 '(부산에 줄) 여유수량이 있나, 없나'로 이어지던 남강댐 물 문제가 인공습지 방안을 내놓으면서 '(습지 조성안을) 부산이 받나 안 받나'로 국면이 완전히 전환됐다고 보고 있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남강댐 물 여유수량이 부족하다는 경남도의 용역 결과와 지역민의 반대가 버티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 5월 국토부 차관이 경남도를 방문했을 때 인공습지를 주제로 충분히 설명했고 도 건설항만방재국장도 청와대에 가서 브리핑을 했다"며 "수자원공사는 어쨌든 수익사업인 광역상수도 사업을 추진하고 싶고, 부산시는 그와 발맞춰 남강댐 물 구애를 하는 건데, 서로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마주 보려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낙동강의 대체 수원을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는 정부 스스로 명운을 건 사업을 부인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여기에다 정부가 잠시 물밑에 가라앉은 동남권 신공항 갈등에 이어 또 하나의 '싸움거리'로 물 문제를 또다시 부각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 여러모로 활용가능한 카드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잠깐! 7초만 투자해주세요.
경남도민일보가 뉴스레터 '보이소'를 발행합니다. 매일 아침 7시 30분 찾아뵙습니다.
이름과 이메일만 입력해주세요. 중요한 뉴스를 엄선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