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정례조회서 국방개혁에 비유 '기득권보다 대의 중요' 역설
향후 4년간 '김두관식 도정(道政)'을 뒷받침할 경남도청 조직개편안이 시험대에 올랐다.
도청 특정직렬이 노조를 집단 탈퇴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두관 지사가 이번 조직개편을 국방개혁에 빗대 필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5일 오전 9시 도청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직원 정례조회에서 "조직개편이나 행정다이어트와 관련해 여러분의 현실적인 고민이 많은 줄 안다"고 말을 꺼낸 후 "장관 시절 '국방개혁 2020'이라는 계획을 접했는데 한마디로 해·공군력 강화가 요지다. 당연히 육군의 반발이 있었다. 우리나라는 육군의 비중이 대단한데, 일테면 합동참모본부에서도 육군 비중이 높다. 기득권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봐라. 육군 강화가 동북아 평화와 자주국방에 도움이 되겠느냐. 비유가 조금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이번 조직개편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기득권을 주장하는 것은 대의를 이루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돌려 말한 것이다. 기득권의 속성이 대의보다는 기득권 자체를 지키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게 마련이라는 점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나는 330만 도민의 눈높이로 조직을 바라보고 있다"면서 "전 도지사 시절 업무 중 종료되는 게 있고 일몰제 등으로 사라지는 업무도 있다. 그래서 키우거나 줄일 수 있는 예비분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했다. 도민의 새로운 욕구에 맞춘 새로운 업무가 생겨날 텐데 그런 곳에 예비분으로 남겨둔 인력을 투입할 것이다. 조직 안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조직개편을 하는 것이니 수용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김 지사는 "도의회서 승인이 나면 담당사무관들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대부분 새로운 일을 할 것이다. 간부들은 교육일정을 고려해 그 다음 일정이 잡히면 아마 2단계에 걸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며 "인사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한다는 대원칙은 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불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심을 갖고 인사를 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얼마 남지 않은 취임 100일을 의식한 듯 그간의 소회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지사는 여자 월드컵 우승 주역인 여민지·이정은 선수 이야기를 꺼내면서 "선수들이 다니는 학교에 3000만 원 지원하겠다는 결재판을 갖고 왔는데, 30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축구단 운영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5000만 원으로 하자고 일단 돌려보냈는데, 돌려보내고 나니까 초등학교 없는 중학교는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 지시를 했다"면서 "결재서를 준비하면서 조금만 고민하면 훨씬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작은 일이기는 하지만 신경을 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지사는 "시군 순방은 예전에 일정을 잡아 놓았는데 마침 여민지·이정은 선수 오는 날이었다. 그런데 함안군에서 예우했는지 아니면 도에서 먼저 제안했는지 모르지만 (카 퍼레이드 때) 여민지 선수 옆에 타라고 요청이 왔다. 그런데 함안군 잔치에 도지사가 나서서는 안 된다. 설 자리, 안 설 자리 가리는 게 중요하다. 6개월, 1년 되면 (내가) 중심이 흐트러져서 그런 판단이 안 서서 '오버'할 수도 있다. 그러면 여러분이 말려주고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사가 마음에 들기도 하고 안 들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미우나 고우나 여러분이 속한 단체의 수장이니 4년간은 생사고락을 같이해야 한다. 길게 보고 뚜벅뚜벅 가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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