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 외래·입원 환자 수 급감
원상 회복까지 수년 걸릴 전망
공공의료 서비스 질 하락 우려
적자 장기화 땐 의료 인력 유출도
정부에 손실 보전 기간 연장 촉구

감염병전담병원으로 경남지역 코로나 환자들을 돌본 경상남도마산의료원이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원 병상 대부분을 코로나19 환자에 투입하면서 당시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킨 외래 환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전담병원 지정 해제 이후 정부에서 보전해주는 손실 지원도 끊기며 올해 4월까지 벌써 20억 원 가까운 적자가 발생했다.

현재 7개 병동에서 298병상을 운영 중인 의료원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입원 환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9년 4월 말 253명이던 입원 환자가 지난 4월 말에는 136명에 그쳤다. 병상 가동률도 85%에서 46%로 급감했다. 같은 시점 외래 환자 수도 713명에서 566명으로 줄었다.

의료원은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던 시기 기존 입원 환자들을 모두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또 넘쳐나는 코로나 환자로 기본적인 진료조차 볼 수 없다 보니 외래 환자들도 자연스레 다른 병원을 이용하게 됐다. 지역 공공병원 역할을 다하며 코로나 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치료했던 것이 오히려 의료 소비자와 멀어진 결정적인 요인이 된 셈이다.

이에 마산의료원을 비롯한 전국 의료원들은 정부 손실 보전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예산 부족 같은 문제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산의료원은 지금과 같은 적자가 이어진다면 지역 공공병원으로서 공급하는 의료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마산의료원. /경남도민일보
▲마산의료원. /경남도민일보

김진평 마산의료원장은 “일반적으로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들이 이전 병원으로 돌아오는 일은 드물다”며 “정부에서도 이를 알고 손실을 보전해줬지만 코로나19 시기와 이후 6개월이 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코로나19 때 약간 흑자 난 것으로 버티고 있다”며 “의료원에서 손실 문제를 넘어 직원 급여를 주고 병원 운영을 위해서도 병원이 제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일정 부분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의료원 경영이 어려워지면 의료 인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의료원 직원 현황을 보면 의사직은 정원 28명에 24명, 간호사는 정원 220명에 198명이 일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의사직을 보면 현재 24명이지만 비진료과를 뺐을 때 실질적으로 진료를 보는 의사는 15명”이라며 “지금 병상 수준이면 최소 40명은 돼야 일반적인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데 이미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그는 “의료원 급여가 민간 병원과 비교하면 매우 적다 보니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의사들이 거의 없다”며 “경영상 문제가 생기면 지금 있는 의사들을 붙잡는 것조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정부 지원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의대 정원 확대 등을 통해 지역에서 더 많은 의사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남도 공공보건담당 최상일 계장은 “의료원 운영이 당장 어려운 것은 아니므로 도에서 지원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운영에 차질이 생길 정도라면 도에서도 지원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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