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꿀벌 폐사 피해가 클 전망이라 다가올 봄철 꽃가루를 옮길 꿀벌이 필요한 농가도 걱정이 크다.

농촌진흥청은 26일 봄철 참외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화분 매개용 꿀벌을 준비할 시기라고 당부했다.

참외 농가에 꿀벌을 공급하는 양봉농가는 2월 말이나 3월 출하 기준으로 1월 중순 이후 월동하던 여왕벌을 깨운다.

보통 660㎡ 규모 비닐 온실에 참외 2000주 기준으로 꿀벌 6000~7500마리를 공급한다. 한 해 참외 화분 매개에 쓰이는 벌무리만 6만 4000여 개다.

당장 화분 매개용 꿀벌을 준비할 시기라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올겨울 꿀벌 폐사 피해가 클 것으로 보여서다.

한국양봉협회 경남지회 관계자는 “오는 30일 열릴 대의원대회에서 추가 피해 사례를 모으겠지만, 양봉농가당 월동 꿀벌 70~75% 폐사 피해를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꿀벌이 없어 참외 이외에 당장 화분 매개용 꿀벌을 쓰는 도내 농가는 다른 지역에서 사들이는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참외 재배 시설에서 화분 매개 활동을 벌이는 꿀벌 모습. /농촌진흥청
참외 재배 시설에서 화분 매개 활동을 벌이는 꿀벌 모습. /농촌진흥청

지난겨울에도 전국 기준 월동 꿀벌 약 78억 마리, 벌무리로는 39만 개가 폐사했다. 당시 경남, 전남, 제주 등에서 피해가 컸다.

농촌진흥청과 전문가는 꿀벌응애류 약제 저항성이 생겼고, 이상기상 요인 등 사정이 겹쳐 월동 꿀벌이 폐사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아직 월동 기간이라 폐사 현황이나 원인 진단은 어렵지만, 양봉농가는 올겨울도 사정은 비슷하리라 추정했다.

설상가상 ‘벌 사기꾼’ 피해 사례도 드러난다. 양봉농가 등록증을 미끼로 꿀벌이 필요한 농가 뒤통수를 치는 방식이다.

양봉협회 경남지회 관계자는 “월동 꿀벌 폐사로 걱정이 큰 농가에 꿀벌을 팔겠다며 접근해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례가 최근 도내 2곳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며 대체 벌 사용을 권장, 농가 걱정을 줄이겠다는 태도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당장 꿀벌이 모자란 상황은 아니고, 폐사 우려로 가격이 오른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부 농가에서 꿀벌을 못 구할 가능성은 있겠으나 뒤영벌 공급 중개 등의 방식으로 풀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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