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단체를 표방한 경남 시민단체가 “정쟁에 학생을 동원하지 말라”며 서울에서 열릴 중고등학생 촛불집회를 견제하고 나섰지만, 당장 도내에서 뚜렷한 움직임이 없는 까닭에 오히려 의문부호만 남겼다.

27일 경남 미래교육 학부모회, (사)경남학교운영위원장 연합회 등 학부모 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시민 10여 명은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촛불집회에 아이들을 동원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언급한 촛불집회는 윤석열퇴진중고생촛불집회가 예고한 집회다. 이들은 내달 5일 서울 광화문역 2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며, 현재 온라인에서 발언과 공연 신청을 받고 있다.

기자회견을 연 학부모 등은 “바르게 커가는 중고등학생을 일부 어른 정치 놀음에 끼워 성장을 방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도록 하느냐”고 지적했다.

27일 경남 미래교육 학부모회, (사)경남학교운영위원장 연합회 등 학부모 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시민 10여 명이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촛불집회에 아이들을 동원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27일 경남 미래교육 학부모회, (사)경남학교운영위원장 연합회 등 학부모 단체 소속이라고 밝힌 시민 10여 명이 경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촛불집회에 아이들을 동원하지 말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특히, 이들은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단체 가운데 촛불중고생시민연대를 언급하며 “정말 학생 연대가 맞느냐”고 겨냥했다. 촛불중고생시민연대는 중고등학생으로 꾸려진 사회운동단체다.

이날 회견문 낭독이 끝나고 취재 기자진은 기자회견 참가 단체 성향이나 구심축은 어디냐고 물었다. 이들은 “보수와 진보도 아니고 종교단체도 아닌 학부모 단체로 학생은 공부를 해야 맞다”고 답했다.

당장 도내에서 중고등학생 중심으로 촛불집회 참석 의사를 공개한 사례가 없는데 왜 기자회견을 열었느냐는 질문에는 “걱정이 들어 직접 나섰다”며 “만약 도내 학생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기자회견이 유효했다는 뜻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으로 오히려 촛불집회를 널리 알리는 역효과가 난 셈은 아니냐는 질문에 한 참가자는 “온라인에서는 널리 알려진 소식”이라면서도 “(역효과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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