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소비 많은 상영관·공연장
잇단 요금 인상에 어려움 호소
"일관된 지원정책 필요"목소리

창원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경남 유일 독립예술관 씨네아트 리좀을 운영 중인 하효선 대표는 요즘 고민이 늘었다. 한국전력이 이달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5원 올린 까닭에 이전보다 경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매달 80만 원 넘는 돈을 전기료로 내왔는데 매달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올라 골칫거리가 늘었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비용 문제로 상영관 위층(3층)에서 운영 중이던 카페는 가동을 중단하고 극장은 상영시간을 오후 12시부터 9시까지만 단축한 상황"이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극장을 꾸려가고 있는데 전기요금이 올라 경영이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전력 소비가 많은 지역 극장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기요금은 4월에도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이 각각 kWh당 4.9원, 2원 올랐고, 오는 10월 한 차례 더 요금 인상이 예고돼있다. 코로나 상황이 한풀 꺾여 대단위 관객 맞이를 기대했던 상영관은 정상 운영은커녕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영화관뿐 아니다. 지역 소극장도 전기요금이 올라 부담이 늘어나긴 마찬가지다. 진주 극단 현장은 2007년부터 진주 동성동에서 현장아트홀을 개관하고 145석 규모 공연장(406.45㎡)을 운영하고 있다. 공연장 대관이 많을 때는 한 달에 140만 원을 전기요금으로 내왔다. 고능석 극단 현장 대표(한국연극협회 경남지회장)는 "지난해에는 지원이 있어서 대관이 더 되고 했는데 올해는 그런 것들이 적어졌다"며 "여기에 전기료도 올라 운영이 힘들긴 하다. 하지만 (부담을 줄이고자) 표 값을 올릴 계획은 전혀 없다"고 했다.

소극장을 가진 다른 극단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제상아 통영 극단 벅수골 기획사무국장은 "중앙동 중앙상가 아파트에서 벅수골은 1986년부터 소극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름에는 30~40만 원 전기료를 내는 편"이라며 "민간예술단체에는 사업비 지원 말고 다른 지원이 없으니 전기료가 오르니 아무래도 부담이 많긴 하다"고 했다.

소규모 영화관, 극장 등을 위한 일관된 지원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창원 의창구 명서동에서 소극장을 운영하는 천영훈 도파니아트홀 대표는 "전기료 인상이 우려되긴 하나 인상 이후 요금 고지서를 받아본 상황이 아니어서 직접적으로 와 닿진 않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도 "소극장 예산 지원이 정책적으로 일관되면 전기료가 오르더라도 크게 문제 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며 "일관된 소극장 지원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석환 기자 cs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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