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퇴임 후 공식 외출
민주 열세 극복 도움 여부 촉각
여·정부 참석 대폭 늘려 '견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3주기 추도식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경남지역 6.1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모은다.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잔디동산에서 엄수된다. 최근 퇴임해 양산으로 귀환한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여야 각 당 지도부, 현 정부 고위 각료 등이 대거 참석한다. 이들의 추도식 참석이 어떤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고, 그 함의를 국민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경남은 물론 전국 선거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친노·친문을 중심으로 한 지지세를 결집해 고전 중인 선거 판도를 전환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을 법하다.

문 전 대통령 참석이 대대적인 결집 마중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2주 만에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인다. 그는 취임 첫해인 2017년 8주기 추도식에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후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었다.

추도식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 동안 무대 없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다 이번에 '회원 참여형' 현장 행사로 개최된다. 코로나 발생 전인 10주기 추도식에는 추모객 1만 7000여 명이 몰렸다. 올해는 문 전 대통령 참석으로 그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해찬·이낙연 전 대표, 한명숙·정세균 전 총리, 문희상 전 국회의장,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친노·친문 원로들이 대거 자리할 예정이다.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조응천·이소영·배재정·채이배·김태진·권지웅 선대위 공동부위원장, 김민기·김민석 공동총괄본부장, 김성환 정책위 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양문석·김동연·박남춘·송철호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도 대거 얼굴을 비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 비서실에서는 유영민·서훈 전 실장과 유연상·이철희 수석 등이 오고 김대중 대통령 유족 대표로 김홍걸 국회의원이 참석한다.

특히 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참석에 눈길이 간다. 그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리는 인천 계양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다. 이 후보는 추도식 참석에 앞서 이날 오전 김해 수로왕릉과 장유 무계전통시장 등에서 유세를 펼친다.

김해에서는 노 전 대통령 고향이자 잠든 곳이라는 상징성에 민주당 지지세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지지율은 전국적으로는 10%p 안팎, 경남에서는 그보다 큰 격차로 국민의힘에 뒤지고 있다. 그의 등장이 열세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또한 김해를 중심으로 양산·창원 등 낙동강 벨트, 현재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재선에 나선 고성, 통영, 거제, 남해 등에 그 영향이 미칠 수 있을지도 눈길을 끈다.

정부·여당 인사들도 대거 참석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대신 이진복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 김대기 비서실장 등 참모들이 봉하마을로 향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당 대표, 허은아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와 함께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원내지도부도 다수 참석한다. 참석자가 크게 늘어난 데는 윤 대통령의 '국민 통합' 메시지를 내세우고, 이를 중도층에 각인시켜 야권 결집 바람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추도식은 '나는 깨어있는 강물이다'라는 주제로 기획됐다. 노 전 대통령이 바란 소통과 통합의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자는 취지다.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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