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진단-김경미 예술감독 갈등
김 감독, 직무배제 위법 주장
"명령·경고 등 부당 요구 많아"
추진단 "업무수행 능력 부족"
사전 전시·내년 3월 행사 우려

2022년 3월 개최되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추진단과 예술감독 간의 내부 갈등 문제로 행사 차질이 우려된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이번에 처음으로 열리는 3년제 행사로 미술을 비롯해 음악과 무용, 연극,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다원예술을 표방하고 치러진다.

통영국제트리엔날레는 총예산 8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예술 프로젝트다. 통영시는 이번 트리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로 도시산업 구조의 전환과 국제문화예술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하지만 6일부터 8일까지 섬의 날 기념으로 열리는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사전 전시' 행사인 '570: 클라우즈 오브 통영'을 앞두고 문제가 생겼다. 직무에서 배제된 김경미 예술감독이 2일 공식적으로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에 '예술감독에 대한 위법적인 직무배제의 부당함'이라는 제목의 소장을 제출함으로써 그동안의 갈등이 표면화됐다.

김경미 예술감독이 이날 자신의 주장을 정리한 문서를 경남도민일보에 보내왔다. 제목은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파행적 운영에 대한 문제 제기'로 △위법적인 예술감독의 직무배제 및 직무 침해 △순수예술행사의 정치적 이용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사전 전시 콘셉트 표절 등을 주장했다.

직무배제와 관련, 김 감독은 그간의 문제들을 △추진단 단장은 예술감독과의 관계를 지시하달하는 상하관계나 하청용역업체의 업자로 생각하고 명령과 경고와 부당한 요구로 일관 △ㄱ사와 결탁하여 비전문적으로 기획에 관여하여 조정 △트리엔날레를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비엔날레 전문 공간디자인, 장비설치 업체에 경쟁 입찰 분리발주를 해야 하는데 통합발주를 고집해 이에 문제 제기하자 업체는 건드리지 말라며 경고 △트리엔날레 모든 프로그램은 추진단과 큐레이터 중심의 기획 및 제안 진행 등 내용으로 수정 요청에 의하지 않으면 직무배제하겠다고 경고 등을 포함한 8개 항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6일부터 열리는 세미트리엔날레 '570: 클라우즈 오브 통영'은 인근 여러 섬에서 직접 채집한 자연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작되는데, 이는 김 감독 자신이 지난 2월 감독 선정 때 기획 발표한 'Windscapes: The Voices of Islands, 바람풍경: 섬들의 목소리'를 표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추진단 측은 "상하관계라는 주장은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통영문화재단 내에 임시직인 트리엔날레추진단이 있는데, 단장은 전체를 관리하고 지원 감독하는 의무가 있어 예술감독과 상의하거나 때로는 지시하는 것도 업무"라고 반박했다.

또 ㄱ사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는 "명예훼손 소지가 있다"며 "그 업체는 시에서 공식 발주한 공고에 의해 외부 평가위원들에 의해 선정된 업체인데 컨트롤되지 않아 그런지 모르지만 악의적인 것 같다"고 했다. 또 통합발주와 관련해서는 "발주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말이 맞지 않고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행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하려면 5개 업체를 콘솔로 구성해서 최적의 팀을 선정하는 것이 추진단의 역할"이라는 반론을 폈다.

기획서 수정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 직무에서 배제하겠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추진단은 예술감독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의무가 있는데, 과업 내용으로 계약을 해놓은 상황이고 추진단 회의를 통해 나온 내용을 전달해 내용을 수정 보완 제출하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추진단 측은 "감독의 직무수행능력 부족 외에도 사무실 내 고성과 같은 업무방해, 권한 밖 행위 등 업무 수행 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문제가 많다"며 "불가피하게 직무를 배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섬의 날 세미트리엔날레에 관해서는 "예술감독이 직접 제안했다고 주장하는 기획 내용과 서로 상이하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경미 예술감독의 처지에서는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황인 데다 관련 상황의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상태여서 해임 수순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김 감독은 3일 "가처분신청서를 접수하고 해고 처분이 내려지면 해고효력정지까지 추가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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