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밀학급 민원 해결 위해
이동식 건물 설치 설문
"교육 정상적 운영 안돼"
70% 이상 찬성 안해 무산

양산교육지원청이 중학교 신설 문제를 두고 민원이 끊이질 않는 동면 석·금산지역 학부모에게 모듈러 방식 교사(이동식 학교 건물) 설치 계획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무산됐다.

교육청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3일간 석·금산지역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설치 찬반을 묻는 온라인 설문을 진행해 70% 이상 찬성 동의를 받으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설문 결과 참가자 885명 가운데 학부모 66.4%, 교직원 40%가 찬성하는 데 그쳤다. 사실상 중학교 신설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모듈러 방식 교사'란 공장에서 전기 등 기본설비를 갖춘 규격화한 건물을 완성해, 현장에서 단순 조립·설치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존 건물을 증축하는 것보다 절차·비용·시간 면에서 쉽고 이동·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장에서 마감공사, 전기 등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기존 컨테이너 건물과는 설치 방식은 물론 공간 활용이나 설비 면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 교육청 설명이다.

이처럼 교육청이 모듈러 방식 교사를 설치하기로 한 것은 애초 학급당 30명이 넘는 금오중학교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취지였다. 여기에 석·금산지역에 금오초·중통합학교를 포함해 석산·동산초교까지 초등학교는 3곳이지만 중학교는 금오중 1곳뿐이어서 초등학교 졸업생 상당수가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중학교 신설이나 증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교육청은 그동안 중학교 신설·증축 또는 통합학교 분리를 요구해온 학부모 바람과 달리 이 지역에 대규모 개발 사업 등 추가 학생 수요가 없어 중학교 신설이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갈등이 계속되자 교육청은 결국 석·금산지역 중학생이 줄어들 때까지 통합학교 운동장에 모듈러 교사 10개를 설치해 원거리 통학 학생을 최소화하고 학습권 보장과 쾌적한 급식환경을 제공하고자 운동장에 체육관과 급식소를 함께 증축하는 차선책을 내놓았다.

이 같은 계획이 알려지자 임시방편으로라도 원거리 통학을 줄이려면 모듈러 교사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부 학부모는 거부감을 보였다.

학교 운동장을 절반가량 줄여 모듈러 교사와 체육관·급식소를 설치하면 체육수업은 물론 자유학기제, 방과후학교 등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없어 교육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학급당 30명 이상인 금오중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원을 28명으로 조정하면 모듈러 교사를 설치하더라도 실제 중학교 신입생 정원은 21명 늘어나는 데 그쳐 중학생 수요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도 학부모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다. 논란 끝에 교육청은 설문 결과에 따라 모듈러 교사 설치를 철회했지만, 여전히 중학교 신설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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