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마린애시앙 입주민들이 차량시위를 두 차례째 벌이는 등 청량산 송전탑·고운초 앞 지중송전선로 반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월영마을과 공동 요구안을 조율한 뒤, 다시 한번 한전과의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창원시 월영동 월영마린애시앙 공동주택 입주민들과 고운초교 학부모들은 25일 해양환경공단 마산지사 앞에서 해안도로와 봉암교를 거쳐 한국전력공사 경남본부까지 약 3시간 동안 차량시위를 벌였다. 49대 차량에 나눠탄 주민들은 각각 창원시청, 경남도청, 한전 경남본부 앞에서 성명을 내고 한전 측에 △청량산 송전탑·고운초교 지중송전선로 공사 강행 철회 △성실 협의 △투명한 정보 공개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21일에도 이 같은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차량시위를 진행했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정모(37·월영동) 씨는 "아이가 셋인데 둘째는 고운초교에 다니고 있고, 셋째도 곧 입학 예정"이라며 "학교 근처에 고압선로를 이렇게 얕게 깐다는 점을 이해할 수 없어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가족들과 한 차로 나온 주모(36) 씨는 "한전은 분양 당시까지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라며 "언젠가 고운초에 입학할 두 아이의 건강권을 위해 당연히 참석했다"라고 말했다.

창원월영애시앙 주민들은 월영마을 공동주택단지 쪽과 공동비대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3일 한전 측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무산됐다. 공동비대위는 이날 협의에서 현재 한전이 진행 중인 송전탑, 지중송전선로 공사를 철회하고 기존 선로에 이중 매설하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월영마을 쪽 대표 일부가 2013년 한전·주민 합의안(청량산 송전탑 지중화) 등 여러 대안을 함께 거론하면서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한전은 26일부터 잠시 중지했던 공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월영마을 주민들은 앞마당이나 다름없는 청량산 내 송전탑 계획을 2013년부터 반대해 왔고, 마린애시앙 주민들은 자녀 건강권을 위협하는 고운초 앞 지중선로에 더욱 민감하다. 공동비대위 구성에는 합의했지만, 통일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문제는 앞으로 이어질 한전과의 협상에서 선결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월영마을 대표들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며 의견을 조율 중이다. 이상규 월영마린애시앙 입대의 총무이사는 "차량 시위가 끝나면 월영마을 측과의 협의, 한전 공사 재개 대응 방안 등을 두고 재차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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