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가 리그 순위 7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술적 변화를 꾀할 의도가 없는 감독, 그런 감독의 선수 기용과 전술에 불만을 품은 선수들. 꼬여도 심하게 꼬여있다.

2018년 김종부 감독은 배기종에게 전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그러면서 경남은 '원팀'으로 거듭났고 감독이나 코치가 뭐라고 지시하기 전에 자신이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알아채고 궂은 구실일지라도 아쉬움 없이 맡았다. 그 결과가 1부리그 승격, 그리고 이듬해 1부리그 준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었다. 하지만, '원팀'의 위력은 여기까지였다. 김종부 감독 지도력은 '간이 커진' 선수들 불만을 잠재우지 못했고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선수단에 휘둘린 감독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

2021 리그가 전반을 넘긴 현재 경남 분위기는 2019년과 흡사하다. 팀 베테랑 선수는 개인 SNS나 팬들과 소통 과정에서 감독에 대한 불만을 적나라하게 쏟아내고 있다. ㄱ 선수는 "내가 왜 임대로 데려온 선수에 밀려 출전 시간이 줄어들어야 하느냐"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ㄴ은 입을 닫고 있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부상인지 여부에 대한 전언이 엇갈리고 있다. 선수가 경기에 뛰지 못한다면 앞으로 얻을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잃게 된다.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를 풀어나가야 할 주체는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주장이다. 그런데도 이 모든 책임의 최고위에 있는 설기현 감독은 '나씨나길(나는 씨× 나의 길을 간다)'을 고집하고 있다. 주장은 팀 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점차 지워져가고 있다.

흔히 '죽어라 죽어라 안된다'는 말을 한다. 뭘해도 뜻대로 안될 때 쓰는 말이다. 하지만 곰곰 되짚어보자. 정말 '죽어라 안되는 것'인지 '제 할 일을 죽어라 다하지 않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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