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출신…대선 행보 본격화
지지율 여야 후보들 중 5위권
낮은 인지도·자질 검증 관건

지난 15일 국민의힘에 입당한 창원 진해 출신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대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은 범야권 대선주자 중 부동의 1위지만 '장외'에 머물러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위협하거나 견제할 대항마로 최 전 원장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고향만 경남일 뿐 어린 시절 서울로 이주해 지역 연고가 뚜렷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김태호(국민의힘)·홍준표(국민의힘)·김두관(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른 경남주자들의 본선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년 3월 대선 개표일까지 후보직을 유지할 '경남의 마지막 기대주'로 그를 보는 시선도 있다.

지지율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지난 12∼14일 서울신문·현대리서치가 진행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최 전 원장은 5.1%를 얻어 이재명 경기도지사(27.2%)-윤석열 전 검찰총장(26.8%)-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6.0%)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더 주목할 건 경남·부산·울산지역 지지율(8.3%·4위)이다. 서울(5.4%), 대구·경북(6.8%) 등 다른 어느 지역보다 높았음은 물론 경남도지사까지 지낸 홍준표 의원(6.0%)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2∼13일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조사에서도 최 전 원장은 4.2%를 획득해 여야 통틀어 5위에 올랐고, 경부울에서 6.5%(4위)의 지지율로 홍준표 의원(6.2%), 김두관 의원(0.4%) 등에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 최재형(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 시작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최재형(앞줄 오른쪽에서 둘째)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 시작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 치고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마침 윤 전 총장이 다소 주춤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1∼2위는 지키고 있지만 이 지사 등 타 후보를 압도하던 기세는 사라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하면 최 전 원장은 그 주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앞서 서울신문·현대리서치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첫 번째 선택은 윤 전 총장(57.0%)이었고 그 다음이 최 전 원장(10.7%)이었다. 뒷말이 나올 게 빤한데도, 감사원장직 사퇴 17일 만에 국민의힘 입당 원서를 쓰게 된 과정엔 이런 정치 지형, 후보 구도가 깊이 고려됐을 가능성이 크다.

17일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입당 후 첫 행선지로 보수색이 강한 부산을 택해 봉사활동을 펼친 것 역시 예사로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최 전 원장에게 급선무는 스스로 대권주자로서 자질과 역량을 입증하는 것이다. 비교적 오랫동안 대중에 노출되며 혹독한 검증을 받아온 윤 전 총장과 달리 최 전 원장은 알려진 게 너무 없고 보여준 것도 많지 않다. 감사원장으로서 월성원전 폐쇄 관련 감사 과정에서 현 집권세력과 충돌하며 소신을 지켜낸 것 말고는 대중에게 뚜렷하게 각인된 이력이 없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최 전 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감사원장 사퇴를 하고 정치선언을 하고 그래도 울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급작스럽게 입당을 하지 않았나 이렇게 본다"며 "현 시점에서 왜 정치에 참여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분명하게 얘기한 게 없다.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국민을 설득할 수가 없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17일 제헌절 메시지에서 "그동안 통치행위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밖에서 행사된 경우가 많았다. 국가의 정책 수립이나 집행 과정에서 통치자의 의중에 따라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으며 권한을 넘어선 인사 개입도 많았다"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면서 "헌법정신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법치주의를 제대로 세워야 한다. 저는 헌법정신을 지키고 법치주의를 정착시켜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인용한 여론조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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