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하셨습니까?"

"차에서 먹고 있습니다."

"차에서요?"

"저는 그나마 차가 있어서 낫습니다. 길가 벤치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아이돌보미도 있습니다."

아이돌봄 노동자 실태를 살피려고 김해지역 아이돌보미 황미순 씨와 전화 통화를 하다 나눈 대화 일부입니다.

어느 가정에 시간제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와 차에서 밥을 먹고 있다기에 잠시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마저도 직접 싸온 밥입니다. 식비는 지급되지 않습니다.

황 씨는 나은 편입니다. 차가 없는 아이돌봄 노동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이동 거리가 멀면 더 일찍 서둘러야 합니다.

교통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을 오갈 때면 거리에서 보내는 시간도 늘어납니다. 교통비도 지급되지 않습니다.

아이돌보미는 기본급이 없는 대신 활동 시간을 기준으로 매월 수당을 받습니다.

올해 시간당 기본 시급은 시간제 기준 8730원. 올해 최저시급보다 10원 더 받습니다만, 출장여비를 못 받으니 사실상 최저임금에 못 미칩니다. 들어오는 일도 매일 들쑥날쑥이라 수익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성가족부 지원 사업 하나인 아이돌봄 지원 사업 목적은 아이 복지를 증진하고 보호자 일·가정 양립을 도와 가족 구성원 삶의 질을 높이고 양육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만드는 데 있습니다.

양육 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만든다는 것은 곧 저출산을 해결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아이돌봄 노동자에게 사회적 책임을 맡겼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아이돌봄 노동자 처우를 개선해야 할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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