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문화공간 부족 지적
상인, 낙수효과 두고 온도차
입주 작가들은 긍정적 반응

'9주년.'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 조성된 예술인마을 창동예술촌 얘기입니다. 이곳이 25일로 개촌 9주년을 맞았습니다. 현재 입주작가(53명) 중에선 개촌과 동시에 터를 옮겨와 지금까지 창동에 남아있는 작가도 있고, 올해 새로 예술촌에 발을 들인 작가도 있습니다. 오랜 기간 예술촌의 변천사를 직접 목격해온 작가들, 창동의 상인들, 그리고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예술촌 조성 이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이들의 목소리와 성과·과제를 두 차례에 걸쳐 짚습니다.

창동예술촌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렸다. 입주작가들은 후한 점수를 준 반면, 상인들은 낙수효과 등의 영향에 따라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반면 시민들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며 비교적 차가운 시선을 유지했다.

◇상인들 엇갈리는 반응 = 28년째 창동에서 의류 매장 'The 인'을 운영 중인 박인수 씨는 예술촌이 없으면 사람이 더 오지 않을 거라면서, 예술촌이 있어서 사람이 모이고 있다고 했다. 박 씨는 "항상 가게에 손님이 오면 창동에 무엇 때문에 왔는지 여쭈어보는 편이다. 예술촌 갤러리 전시 보러 왔다거나, 행사를 보려고 왔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예술촌이 생기고 나서 상권이 활성화됐다고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창동에서 국수가게를 운영하는 김형준 씨는 골목이 예술적으로 바뀐 게 큰 변화라고 설명했다. 상권 활성화를 두고는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거리가 단순하게만 예뻐진 것이 아니어서 좋다"면서도 "상권 활성화는 보통 수준인 것 같다. 항상 비슷한 행사가 열리는 것 같아서,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창동예술촌 때문에 상권이 더 죽었다고 얘기하는 상인도 적지 않았다. 한 상인은 예술촌이 없는 것보단 있는 게 그나마 낫다면서도, 지금까지 예술촌 덕을 본 건 하나도 없다고 했다. 그는 "예술촌이 들어오고 상권이 더 죽었다"며 "재즈 공연처럼 매년 똑같은 행사만 열리고 있어서, 예술촌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 오늘로 개촌 9주년을 맞은 창원 창동예술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오늘로 개촌 9주년을 맞은 창원 창동예술촌.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시민들 "아쉬운 점 많아" = 창동에 사는 한 시민은 입주작가 연령대가 50대로 너무 높다는 점과 미술 분야에 치우쳐 있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름답게 다양한 분야 예술인들이 모여 있는 예술촌이 조성되면,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골목은 아기자기하고 예뻐졌지만, 젊은이들이 창동에 없다"며 "입주작가 분야와 연령대 모두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유명 작가가 예술촌에 없다는 점도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젊은 사람들은 상남동이나 합성동 같은 다른 동네로 계속 빠지고 있다. 도시재생을 위해 많이 노력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결과가 별로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청년들을 끌어들일 고민이 필요하다. 건물도 개조하고 주차 부족 문제도 해결해 나가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태의(47·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창동은 옛날 추억을 소환할 수 있는 장소다. 거리가 깨끗해진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아쉬운 건 골목이나 건물이 협소하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전망대처럼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설이 예술촌에 만들어지면, 시민들이 더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입주작가들 "성과 크다" = 반면 입주 작가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호 입주작가로 9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은진 작가(보리도예공방)는 "창동예술촌 조성과 도시재생 모두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초창기 입주자들은 비어 있는 건물을 새로 짓다시피 개조해서 들어왔다. 입주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예술촌 조성이 잘되어 있는 편"이라며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해서 예술촌이 조성된 뒤로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 됐다. 창동 도시재생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촌 때부터 '박정원 초크아트'라는 이름으로 공예공방을 운영 중인 박연규 작가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처음에 입주할 당시만 해도 창동은 죽은 도시였다"며 "개촌 4~5년 정도 됐을 때까지도 어두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행사를 보러 오는 가족들이 많이 찾을 만큼 정비가 잘 돼서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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