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운 살인마에게 고개 숙이는 역사는 아름답지 않다. 진실을 위해 용기 내지 않는다면 이들과 다를 바 없겠지."

미얀마 이주민밴드 '무지개와 만천'이 등교 거부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를 한 구절씩 선창하자 미얀마 교민·창원시민들이 큰 소리로 따라불렀다.

경남이주민연대·한국과 미얀마연대·경남미얀마교민회·경남이주민센터는 9일 오후 1시 창원역 앞에서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10차 일요시위'를 열었다. 50여 명의 미얀마 교민·창원시민들이 함께했다.

▲ 허리춤에 롱지를 두른 미얀마 이주민밴드가 9일 창원역 앞에서 미얀마 등교거부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창우 기자
▲ 허리춤에 롱지를 두른 미얀마 이주민밴드가 9일 창원역 앞에서 미얀마 등교거부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창우 기자

참석한 교민들은 허리춤에 미얀마 전통의상 '롱지'를 둘렀다. 네옴(30) 미얀마교민회장은 "미얀마 학생들은 학교에 갈 때 교복처럼 초록색 롱지를 입는다"라며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등교거부 운동에 연대하고자 입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을 학살하는 군부 아래서 교육받는 것도 참을 수 없고, 2년 과정을 한 해로 합치려는 무리수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마창 씨는 "군부독재가 가르치는 수업은 거부한다"라며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오직 민주주의"라고 외쳤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경북 경주시 성봉사 주지 일공 스님은 "정치적 상황이나 종교가 무엇인가를 떠나 인류 보편적인 입장에서 군부 폭력에 희생당하는 미얀마 시민이 안타깝다"라며 "미얀마의 봄이 한 걸음 더 다가오고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일공 스님은 미얀마 현지에서 수행한 경험이 있고, 현재 대구에서 미얀마 민주화 연대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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