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코>(마이클 무어 감독) = 미국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다룬다. 식코(sicko)는 환자를 뜻하는 속어다. 감독은 미국 민간 의료 보험 조직인 건강관리기구(HMO)의 부조리적 폐해의 충격적인 이면을 폭로하며 무책임한 제도에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수익논리에 사로잡혀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헬스 케어 서비스도 생략하는 미국. 돈 없고 병력이 있는 환자는 결국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도입부부터 신랄하다. 손가락 두 개가 잘린 남성은 돈이 없어 접합비가 싼 약지만 붙인다. 병원비 때문에 집을 팔고 병원비를 지급할 능력이 없는 환자는 길거리에 버려진다.

◇<아이 엠 샘>(제시 넬슨 감독) = 장애인 부모의 양육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다. 주인공은 지적장애인으로 딸을 홀로 키운다. 부녀는 가장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딸 루시가 7살이 되면서 아빠의 지능을 추월해버리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학교 수업을 게을리하고 급기야 사회복지기관에서 샘의 가정을 방문한다. 법원은 딸을 홀로 키우는 지적장애인 아버지에게 "장애 때문에 아이를 키우기 어렵다"며 양육권을 박탈한다. 과연 장애인 부모가 비장애인 부모보다 자녀를 못 키운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훌륭한 아빠, 훌륭한 부모는 무엇일까.

◇<플로리다 프로젝트>(션 베이커 감독) = 영화는 미국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 건너편 빈민촌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플로리다 프로젝트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겼다. 하나는 디즈니가 1965년 디즈니월드를 건설하려고 진행한 플로리다 올랜도 일대의 부동산 매입계획을 가리키는 말, 또 다른 하나는 플로리다의 홈리스 지원정책이다. 주인공 6살 소녀 무니는 엄마 핼리와 함께 올랜도 인근 모텔 '매직캐슬'에서 산다. 그들의 삶은 꽤 현실적이다. 동화 같은 영상과 아이들의 발랄한 웃음소리가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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