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역사·문화 특징 공부 선행
답사로 개선·보완점 찾아 분류
조사 내용 사업화해 생활 개선

다음 내용은 <행정안전부 주민자치 교육가이드>의 '동네한바퀴 사업' 추천사다.

"도시든 농촌이든 읍면동의 주민 구성은 다양하다. 주민들의 직업, 성별, 나이, 관심사 등이 다르고, 하나의 현상을 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그런 생각들을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공통의 자치 활동 계획을 세워나가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동네한바퀴 같은 프로그램을 사전에 배치하고 이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소그룹 토론 방식을 진행, 참여자들이 수평적인 소통방식에 의해 의제를 발굴할 수 있다."

주민자치회가 출범 초기에 무턱대고 사업을 벌이는 것보다 주민들이 진정 원하는 사업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주민자치위원과 주민들 간 소통구조를 만드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창원시 진해구 웅동2동주민자치회는 지난해 도내에서 처음으로 동네한바퀴 사업을 진행했다.

◇사업을 만들어내는 사업

웅동2동주민자치회는 지난해 3월부터 계획-구성-실행-정리-보완 순서로 4개월 정도 동네한바퀴 사업을 진행했다. 전체 주민자치위원을 3개조로 나누어 웅동2동 내 자연마을을 각각 한 마을씩 조사했고, 그 내용을 사업으로 만들어 주민총회에 부쳤다.

홍미옥 회장은 "웅동2동에는 아파트가 많은데, 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자연마을 사정을 잘 모른다. 지명도 모른다. 동네한바퀴를 하면서 동네를 구석구석 알고, 이웃이 누군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됐다"면서 "위원들이 모두 참여하고 주민들과 함께 만나는 사이에 어색하고 서먹서먹했던 분위기가 풀리는 계기도 됐다. 프로그램이 흥미롭고 재미있어서 더 그랬다"고 소개했다.

▲ 창원시 진해구 웅동2동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지난해 동네한바퀴 후 조사 결과를 사업화하는 토론을 하고 있다. /웅동2동주민자치회
▲ 창원시 진해구 웅동2동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지난해 동네한바퀴 후 조사 결과를 사업화하는 토론을 하고 있다. /웅동2동주민자치회

홍 회장은 에피소드도 전했다.

"가주동 입구에 비석이 있다.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는데, 작년 동네한바퀴 때 옛날 '낚시터'를 표시한 비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런 산골짜기에 옛날 낚시터가 있었다니 정말 신기했다. 동네한바퀴는 그런 식으로 동네의 작은 문화재를 발견하는 계기도 된다."

홍 회장은 "올해 5월에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마을 보물 찾기' '동네지도 스카프 제작'으로 콘셉트를 짜고 있다"면서 "자연마을 범위를 벗어나 망개산이나 욕망산, 보배산 같은 웅동2동 산이나 안골왜성 같은 유적을 찾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진행 순서는

지난해 동네한바퀴를 기획했던 황은영 당시 기획예산분과장이 시작부터 끝까지 자세하게 사업을 소개했다.

"이 사업이 왜 필요한지 주민자치위원들이 공감하는 게 먼저다. 목적은 우리 동네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다. 그 마을의 사람, 공간, 이야기, 문화가 무엇인지 구석구석 알아보고, 자랑할 것은 무엇인지, 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주민자치회 사업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 동네한바퀴를 진행하기 전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작성해야 하는 마을의 특징과 자원을 조사한 카드. /웅동2동주민자치회
▲ 동네한바퀴를 진행하기 전 주민자치회 위원들이 작성해야 하는 마을의 특징과 자원을 조사한 카드. /웅동2동주민자치회

황 위원은 사업 진행 순서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위원들 간 사업 필요성 공감→마을자원 조사계획과 마을 선정→조사 위원 구성과 교육→동네한바퀴 실행→조사 후 각 분과에 맞게 내용 분류→마을 사업화(의제화)'.

특히 마을 자원조사 분야와 내용이 흥미로웠다.

△공간 - 공유공간, 공공시설, 문화유산, 오래된 집 등 건축물, 나무, 장소 등 △사람 - 장인, 기술자, 전문가, 봉사자·활동가, 대표적 마당발 등. △이야기 - 마을 이슈, 역사, 에피소드 등 △마을 관계망 - 모임, 공동체 등

그리고 조사카드를 만들어 동네한바퀴 때 활용한다.

황은영 위원은 '동네한바퀴 팁'이라며 "분과 구분 없이 주민자치위원을 3개 조로 배치했다. 지역별로 나눠 1개 자연마을을 선정해 조사했다"면서 "조당 사진촬영 1명과 가이드(퍼실)를 1명씩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파트단지나 빌라, 원룸은 이런 방식으로는 어렵다.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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