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선·파브르 윤 출품
일부 작품은 체험 가능

오토바이와 자동차 부속품부터 여행 캐리어, 정수기 플라스틱 물통, 식기세척기, 폐타이어, 폐스테인리스 생활 용기까지…. 눈길 주고 시선 닿는 모든 게 폐기물이다. 김해 진례면 송정리에 있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큐빅하우스 5, 6전시실 안이 그렇다. 수명을 다해 버려진 폐기물이 정크 아트(Junk Art·쓰레기나 고물을 재활용해 만든 예술품)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이 모여 나비가 되고, 황소가 됐다. 드럼과 오토바이로 변신해 새 옷을 입기도 했다.

특별전 '가치의 재발견; 그렇게 다시 태어났다'가 열리고 있는 이 미술관에 드문드문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예술작품 전시회가 지난 2일부터 큐빅하우스 5, 6전시실에 차려져서다.

정크 아트 예술가 박인선(64) 작가와 파브르 윤(49) 작가 두 사람이 들고 온 작업들이 전시장을 열띤 미술 현장으로 바꿔놓고 있다. 폐기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인식도 심어주고 있다.

▲ 박인선 작 '사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박인선 작 '사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박인선 작 '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박인선 작 '개'.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60평 남짓한 크기의 5전시실에선 박인선 작가가 자동차 부속품과 폐스테인리스 생활 용기 등으로 만든 작품들이 드러난다.

여러 폐기물로 황소와 순록, 낙타, 사슴, 말과 같은 동물을 만들어놓는가 하면, 사마귀와 딱정벌레 등 곤충도 곳곳에 내놓았다.

전시실 입구 바로 왼편에선 숟가락과 그릇, 주전자 등 폐생활용품으로 강아지와 사람을 연출한 시리즈 작품 '가족', 비슷한 재료를 재활용해 사람을 형상화한 '외출' 등이 오밀조밀한 조형미를 뽐내고 있다. 곡을 연주하는 병정이 연상되는 '병정놀이'란 작품 등도 여럿 나와 시선을 붙잡는다.

▲ 파브르 윤 작 '네발나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파브르 윤 작 '네발나비'.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파브르 윤 작 '풀무치'.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 파브르 윤 작 '풀무치'.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6전시실은 파브르 윤 작가가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작업한 결과물이 나와 있는 공간이다. 유리문이 설치된 제일 안쪽 공간에선 쓰다 버린 여행 캐리어와 페인트 바구니, 냄비와 같은 주방 기구로 만든 '난타드럼세트'도 보이고, 차량에서 쓰이는 스프링과 오토바이 부속품으로 타조 얼굴 만들어놓은 작품 '타조 오토바이(흔들모터사이클)'의 외관도 눈에 들어온다.

'난타드럼세트'는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직접 연주해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드럼 옆엔 '사용하신 후에는 제자리에 놓아주세요'라고 적힌 종이가 놓여있고, 까맣고 기다란 스틱이 함께 놓여있다. 타조 오토바이도 눈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오토바이 위에 올라타 보는 것이 허용된다. 놀이기구를 타듯이 흔들거리는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다. 가스통과 농기계 부속품으로 꽃 모양을 연출한 작품 '정크 플라워'도 전시장에 나와 있다. 경운기와 오토바이 부품으로 만든 '풀무치'라는 이름의 작품도 그 주변에 자리한다. 8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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