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혼?
눈에 넣으면 아픈 게 사실이지만
딸에 대한 아빠의 애정만큼 분명한 게 뭐 얼마나 있겠어.
하지만, 딸이 그만큼 아빠를 생각할지는 또 다른 문제잖아.
궁금해도 확인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딸이 느닷없이 이런 질문을 던질 때는 놀랄 수밖에 없지.
"아빠,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면 난 누구를 따라가?"
평소 딸이 엄마에게 보내는 신뢰나 애정은 차고 넘치고
문제는 결국 아빠라는 말인데 왜 이런 질문을….
"아빠는 아빠를 따라오면 좋겠지만 엄마가 예지한테 해 줄 수 있는 게 훨씬 많아서 만약 이혼한다면 엄마를 따라가야 할 거야."
말해놓고 보니 울컥하더라.
말이야 바른말이지만 사람 감정이라는 게 그렇지 않잖아.
"아빠, 나는 아직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지 모르니까 이혼하지 마."
그래도 아빠가 엄마 비슷한 수준은 된다는 점에 안심했고
참고 견디며 늘 행복을 탐구해야 할 이유가 또 생길 수밖에 없었어.
2. 첫 결혼?
밥을 먹던 아이가 숟가락을 들다가 아빠를 보다가를 반복하면 여지없이 질문이 하나 나오더군.
또 그 질문이 쉽게 답하기 어려운 게 대부분이야.
"아빠."
"응?"
"아니야."
분명히 질문을 할 것이고, 뜸을 들이는 게 예사롭지 않았지만
일단 참기로 했어.
"아빠."
"응?"
"아빠는 엄마랑 결혼이 처음이야?"
순간 멍할 수밖에 없었어. 도대체 그게 왜 궁금한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답은 너무 명확한 것이었고 질문하는 이유가 문제였지.
"당연하지! 그런데 그게 왜 궁금해?"
"응… 있잖아. 다른 사람도 아빠를 좋아했을 것 같아."
음, 혹시 그 기분 알아?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은 그런 느낌.
잠시 실성할 것 같은 기분을 가까스로 추스르고
다시 밥을 먹는 딸을 한참 쳐다봤어.
미성년자만 아니면 밤새 술을 한 잔 사주고 싶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