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이게 안 웃겨요?

1. 유머 코드

모든 게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 엄마에게
아쉬운 게 있다면
유머코드가 맞지 않는다는 거지.
웃음 포인트가 달라서 당황할 때가 잦아.
딸도 그럴 때가 있나 봐.

주유소에 간 김에 자동세차 터널에 차를 넣었어.
딸은 차 안에서 물벼락을 보는 게 나름대로 재밌나 봐.
그런데 뒷자리에 틈이 있었는지 물이 좀 들어왔네.
그 물이 아이 엄마에게 튀었고.
순간 딸이 재치 있는 농담을 던졌지.

"차도 씻고 엄마도 씻었네~"
"…."

매정한(?) 엄마는 역시 아무 반응이 없었어.

"차도 씻고 엄마도 씻었네~"
"…."
"차도 씻고… 엄마? 들었어?"
"어, 들었어."
"그런데 왜 안 웃어? 차도 씻고 엄마도 씻었다는 게 안 웃겨?"

그러게 말이다.
그 재밌는 말에도 엄마는 웃지 않더구나.
아빠도 가끔 힘들거든.
그리고 아빠는 솔직히 진짜 웃겼다.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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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썬팅

가끔 가족과 차를 타고 놀러 갈 때면
뒷자리에서 뭔가 재밌는 게 없나 두리번거리며
또 뒹굴거리는 딸 모습이 재밌어.
사실 가는 동안이 언제나 꽤 지겹기는 하지.

딸이 느닷없이 '유레카'를 외치듯 아빠를 불렀을 때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기대도 되더군.

"아빠, 왜 썬팅을 썬팅이라고 하는지 알겠어."
"왜?"
"썬이 태양이잖아. 햇빛을 '팅' 튕겨내니까 썬팅이지."

캬~. 사실 회사에 그런 개그가 아주 전문인 선배가 있어.
못지않게 즐기는 후배도 있고.
하지만 취향이 맞지 않아서인지 그런 개그 별로거든.
그런데 딸이 하니… 그게 또 그렇게 웃기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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