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의 생태이야기]

학명:Polygonia c-aureum(Linneaeus)
분류:나비목 네발나비과 (Lepidoptera Nymphalidae)
날개편 길이 : 23~32mm  분포 :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대만

최근 1994년 이래로 폭염이 맹위를 떨치며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기사가 떴다. 7월부터 여름밤의 불청객 모기의 개체수가 2007년~2011년 대비 23.5%나 감소했다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였는데 계속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물웅덩이 등 산란장소가 줄고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긴 올 여름에는 예년에 비해 곤충이 적게 보여 ‘나도 더운데 너도 어디 숨어있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지나쳤는데 모기까지 줄다니 올 여름 더위의 공격은 좀처럼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만든 절기는 어찌나 위대한지 입추가 지나자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9월이 되면 대부분의 식물들은 열매를 맺는데 열을 올리고 곤충은 겨울을 나기위한 준비에 돌입한다. 

네발나비 / 안수정

곤충은 종에 따라 알, 유충, 번데기, 성충의 상태로 겨울을 나는데 나비 중에서는 뿔나비와 네발나비가 성충으로 월동하는 대표적인 나비다. 이 종들은 성충으로 월동 하기 때문에 봄에 가장 먼저 볼 수 있기도 하지만 또한 가을 늦게까지 볼 수 있기도 하다.

생태강의를 할 때 “네발나비는 왜 이름이 네발나비일까요?”하고 물으면 별 생각없이 “다리가 네 개라서?” 라고 말한다. 그러면 곧바로 옆에 계신 좀 유식한 분이 “곤충은 다리가 6개인데 우째 4개고?” 한다. 그렇다. 다리가 6개인 것은 곤충의 특징 중에서도 아주 확실한 특징 중에 하나다.

네발나비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리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4개만 보인다

네발나비 / 안수정

곤충은 분명 다리가 6개여야 하는데 2개는 어디로 갔을까? 혹시 안쪽에 구부려 넣어 놓은 것이 아닐까?

아니면 천적에게 당해 없어진 걸까?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다리 두 개는 없다. 네발나비의 한 쌍의 다리는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고 흔적만 남겨두고 퇴화되었다. 마치 사람의 꼬리뼈처럼…. 그리고 다리가 4개인 나비는 네발나비 한 종 뿐만이 아니라 네발나비 집안인 네발나비과(Nymphalidae)에 속하는 모든 나비들이 다리가 4개다.

현재 국내 네발나비과에는 120여종 이상이 기록되어있다.

네발나비는 우리나라에서 2월부터 10월까지 흔히 보이기 때문에 다들 귀하게 여기지 않지만 주황색에 검은 점으로 매치한 날개옷은 참으로 화려하다

네발나비 / 안수정

화려한 날개 앞면에 비해 날개 뒷면은 칙칙한 갈색으로 낙엽색과 비슷한데 이는 네발나비의 월동장소가 낙엽 밑이기 때문에 보호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학명에서 종명(c-aureum)은 뒷날개 뒷면에 있는 조그마한 하얀색의 알파벳 c자 때문에 이름 지어져서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는 남방씨알붐나비라고 불렀지만

네발나비 / 안수정

현재 국명은 이승모 선생님이 지으신 ‘네발나비’가 정식 국명이다.

한편, 네발나비가 주위에서 흔하게 보이는 이유는 애벌레의 식초가 환삼덩굴이기 때문이다. 환삼덩굴은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덩굴성 식물로 가시가 있어 농부들이 가장 싫어하는 풀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번식력이 정말 대단해서 조금만 방치하면 삽시간에 세력을 확장한다. 번데기는 꼭 기주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아무 곳에서나 만드는데 거꾸로 매달려 번데기를 만드는 것이 네발나비과의 특징이다

네발나비 / 안수정

네발나비는 푸른 가을 하늘과도 멋지게 어울리고, 단풍든 가을색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우리나라 보통 나비의 대표주자가 아닐까 싶다

네발나비 / 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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