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원인 수사 과정 개입 증거 드러나
진실 규명 국민 요구로 거부권 무력화
최근의 정치 상황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미래가 매우 위태롭다고 느낍니다. 특히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 그리고 야당의 채 상병 특검법 통과 요구를 볼 때 윤 대통령의 미래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느낍니다.
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순탄치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여소야대의 소수파 정부로 출범해 업적과 성과를 올리기 어렵다는 한계에서 나옵니다. 그렇지만 국민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상 무한 책임을 가지고 정부·여당이 주도적으로 야당과 타협하며 일을 추진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국민의 희망 사항은 말 그대로 희망에 머물렀을 뿐입니다. 대통령이 추진한 일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무리하게 대통령실을 바꾼 일과 반년 동안 도어 스테핑이라고 기자들과 소통하면서 말실수를 거듭한 뒤 중단한 것, 긴축 재정으로 과학연구 예산을 대규모로 삭감한 것, 한국·미국·일본의 삼각 동맹으로 러시아·중국과 북한을 적대시하고 동아시아 긴장이 고조된 것입니다.
2024년 초 선거를 앞두고 윤 대통령이 추진한 민생토론회도 있으나 마나 한 행사였고, 그곳에서 하나 마나 한 소리만 쏟아내는 상황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 결과 윤 정부 출범 이후 2년이 지나고 중간평가 성격의 22대 총선거 결과 집권당은 역대급 참패를 했습니다.
국민은 선거 결과를 통해 대통령이 진심으로 변하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총선 결과를 받아든 지 두 달이 지난 지금 대통령은 전혀 바뀔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진짜 큰 문제는 앞으로 전개될 채 상병 특검 관련 이슈입니다. 2023년 7월 채수근 상병이 수해 실종자를 무리하게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망했습니다. 사망 원인을 밝히고자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통령 개입과 더불어 대통령실 주도의 수사 방해와 사건 은폐 실체가 최근 언론 보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이 되기까지 있었던 많은 논란은 장모와 김건희 여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채 상병 사건은 대통령 본인이 직접 관여된 사건이라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만약 대통령이 직접 법에서 금지하는 불법행위를 지시하거나 직접 개입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남은 임기가 온전치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의 언론 보도 상황을 요약하면 채 상병 사망 이후 해병대수사단의 수사 과정을 방해하고 왜곡하려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직접 개입 증거가 연일 보도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채 상병 사망 원인을 규명하려는 특검법은 정국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모든 언론이 해당 이슈를 선점하고자 백방으로 뛰고 있습니다. 채 상병 특검 이슈가 모든 이슈를 흡수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제 대통령은 더 이상 채 상병 사망 원인을 규명하라는 국민 요구를 거부할 수 없을 것입니다.
향후 채 상병 사건의 전개 과정을 예상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수처의 수사 과정, 채 상병 특검법 통과와 거부권 행사 여부 그리고 만약 채 상병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수사 과정과 재판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예상컨대 윤 대통령은 아마도 믿었던 국민의힘의 압박과 배신으로 거부권이 무력화되어 채 상병 특검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레임덕과 쇠락의 길을 걸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혁 국립창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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