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청사 활용-통준위 결정 준수 주장 '팽팽'…새야구장 위치에 '불만'
경남 외 지역에서 생활하다 고향을 찾은 이들은 경남 지역 정치 현안에 의외로(?) 해박했다.
이번 설 기간 민심의 화두는 대략 박근혜 당선인과 인수위의 인선, 홍준표 지사의 도정 운영 스타일, 창원시 신청사와 새 야구장 논란 등 세 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첨예하게 의견이 오가면서 '훈수'가 쏟아진 이슈는 단연 창원시 신청사 문제와 새 야구장 논란이었다.
창원시 청사와 관련한 민심은 '현 창원청사 활용론'과 '통합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 결정 준수론'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찬반 의견은 팽팽했다.
옛 창원과 마산에 살거나 이곳이 고향인 출향민들은 출신지역 입장을 기반으로 해 속내를 내보였다.
전 모(62·창원시 성산구 웅남동) 씨는 "호화 청사로 전국적으로 말이 많았는데, 새로 청사를 짓는 게 과연 합당한지 따져봐야 한다"며 "현 청사를 활용할 수 없다고 먼저 결론이 나와야 청사 신축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산회원구가 고향인 유민우(41·울산광역시) 씨는 "통합하면서 창원은 시 명칭을 가져갔다. 그런데 지금 와서 청사를 안 주려는 것은 통합 정신에 어긋난다. 통준위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며 "통합청사가 마산에 있고, 통합시 명칭도 마산시라면 기분이 어떨지 창원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입장을 바꿔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해에 살거나 진해에 고향을 둔 출향민은 '청사 진해 유치', '통준위 결정 준수', '현 청사 활용론'으로 삼분되는 분위기였다.
서경택(33·부산시) 씨는 "새 야구장을 진해가 받았으니 청사는 양보해야 한다"며 "청사 문제는 통준위 결정을 따라야 하지만 마산 지역민이 수긍한다면 굳이 신축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진해 지역 의원들이 잘 중재해서 해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달리 창원시가 아닌 도내 다른 지역에 살거나 창원지역 외에 고향을 둔 출향민들 사이에서는 통준위 약속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다소 우세해 보였다.
고향 진주를 찾은 허성훈(51·경기도 광명시) 씨는 "창원시가 통합하면서 바로 청사를 정하지 못하면서 여론은 갈수록 신청사가 불필요하다는 쪽으로 기울 것은 예견됐다"면서 "객관적인 처지에서 볼 때 통준위 결정이 우선이다. 당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논의는 다시 원점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새 야구장이 진해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견해가 나뉘었다.
먼저 "프로경기를 위한 야구장을 왜 진해에 짓기로 했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았다. 평소 프로야구에 관심이 많은 장현택(38·경기도 남양주시) 씨는 "프로야구가 팬들을 찾아가야지 팬들이 알아서 찾아올 거로 생각하는 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표했고, 이동관(38·부산시) 씨는 "진해에는 도로부터 먼저 닦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개를 저었다.
새 야구장 이슈가 전국화하면서 고향 창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문규(45·대전광역시) 씨는 "회사 내에서 스포츠 신문 등을 보고 창원시를 욕하는 동료가 있었다. 창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며 "균형발전 차원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 생각한다. 창원시 통합 과정과 역사적 배경도 잘 모르면서 진해 야구장은 잘못 선정됐다고 몰아가는 것에 속상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홍준표 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정현영(38·충남 천안시) 씨는 "홍준표 씨가 경남 사람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도지사 자리가 정치적 디딤판인 것 같다"고 평했고, 이와 함께 "멀쩡하게 좋은 터에 있는 도청을 옮기겠다는 발상이 가능한가"라는 의견도 덧붙여졌다. 역시 도청 이전 공약의 탄생 배경을 전해 들은 이들은 "홍준표 지사나 창원시나 너무 꼼수 부리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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