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만 되풀이, 합의 못해…시의원들 "용역 내용 부실"
창원시와 의회가 그동안 미뤄온 '통합 창원시 청사 소재지 선정 타당성 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었지만, 청사 문제를 풀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26일 오후 4시 전체 55명 의원을 대상으로 시청 제2별관 의회대회의실에서 보고회가 마련됐다. 의원들의 질의와 타당성 조사를 진행한 재단법인 한국산업관계연구원 측 답변이 이어졌으나 공방만 되풀이했다.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음에도, 청사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거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부 의원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보고회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박완수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마산, 진해, 창원지역 의원들과 비공식 간담회도 했다"면서 "청사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있는 명분이 없다. 청사 소재지 조례 개정안 등을 의회에서 논의해 결론을 내주길 바란다. 도저히 결과를 못 낼 것 같으면, 몇 년 후 내겠다는 얘기라도 시민들에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도지사 보궐선거 등으로 외부 입김이 작용하고, 외부 사람들이 시청사 문제에 관여하는 모습에 시장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집행부는 청사 소재지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해 압박하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의원들은 집행부가 제시한 용역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이형조(새누리당, 회원1·2·회성·석전1·2·합성1동) 의원은 "상징성에 대해 창원 39사단 터가 '우수'로 나왔는데, 창원읍성이라는 역사가 이유다. 하지만, 마산은 3·15로 민주의 성지인데, 역사성이 떨어진다 하면, 잘못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정우서(민주통합당, 태백·경화·병암·석동) 의원은 "현재 구조만 가지고 용역 결과가 나온 것 같다. 발전 가능성을 보고 균형 발전이라는 가치를 반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순규(통합진보당, 양덕1·2·합성2·구암1·2·봉암동) 의원은 "청사가 어디로 가야 통합 창원시 전체가 화합할 수 있을지 평가하는 항목으로 주민 화합 측면이 빠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말이 안 되는 용역", "용역비 배상해라", "차라리 마산·창원·진해 분리합시다" 등 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이 같은 국면에서 내년 예산 편성까지 앞둔 시의회가 내달 20일까지 이어질 정례회 도중 청사 문제를 재논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번 조사로 마산종합운동장, 진해 옛 육군대학 터, 창원 39사단 등 세 후보지에 대한 항목별 우수, 보통, 미흡 결과가 있다. 세 후보지는 각각 5, 4, 6개 항목에서 우수를 받았다. 하지만, 용역기관 관계자는 "어느 항목을 중요하게 평가하면, 최종 결론이 나와버려 통합준비위원회 결정에 반한다. 우수 항목 수가 많다고 그 후보지가 가장 우수한 것은 아니고, 전문가 집단을 통해 논의해 최종 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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