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통합시 청사 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이 끝난 지 반년이 지나도록 그 구체적인 자료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배경은 무엇인가. 감추지 않아서는 안 될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 아니면 조사 자체가 잘못되기라도 한 것인가. 추진 주체인 시의회는 의원 전체 간담회를 열어 논의키로 방침을 세웠다가 왜 약속 시일을 어기면서 파탄 지경을 자초하고 있을까. 의문은 또 있다. 창원시의 태도가 맹물처럼 무취무색인 점이 그것이다. 박완수 시장은 논쟁이 와글거리던 지난 연말 시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듯했으나 행동으로 보여주진 못했다.

지적한 대로 3불 국면의 불협화음이 통합청사를 둘러싼 오늘의 당사자 현주소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할 뿐만 아니라 해결의 전조마저 현재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래선 행정통합보다 우선 개념인 시민통합은 말장난에 그칠 것이다. 시민의 대의체인 시의회나 시민복리와 지역균형발전을 이끌어야 할 시 당국이 통합의 완결과제인 청사결정 문제에 이처럼 소극적인 것은 주어진 본분을 다하는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기 딱 알맞다.

더구나 시장이 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냄으로써 속도감은 한층 더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선거일정을 통틀어 참여시한을 고려해 보면 상위 선거에 쏟는 관심기간이 최소한 수개월은 될 것인즉 그 기간 중 시정 집중력은 그만큼 떨어질 것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이래저래 악재가 겹쳤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청사 문제를 입에 올리기를 꺼리면서 그것을 뜨거운 감자로 만든 장본인은 창원시 의원들 자신이다. 지역 파당을 지어 서로 대립하다 보니 청사에 관한 한 정당이나 의원 서로 간의 인간관계와는 별개의 적대감이 온통 단상을 지배한다. 대화는 사라지고 목소리만 커졌으며 사정이 이러니 원칙이 존중될 턱이 없다. 원칙 없이 경우의 수만을 고집하다 보니 혼란만 되새김질 될 뿐이다.

결재해지라고 했다. 지금부터라도 의회가 냉정심을 되찾아 통합 2년 반의 남겨진 숙제를 풀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그동안 걸어온 길을 역순으로 되짚어 나가면 답이 나온다.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말썽의 불씨를 만들게 아니라 기왕에 정해진 합의사항을 중시하는 데서부터 해법을 찾으면 된다. 그게 또한 어김없는 통합정신의 구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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