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태어나 원폭 피폭…평생 피폭 후유증 시달려
지난달 17일 세상을 떠났던 장영준 화백이 3년 만에 일본 법원에서 원폭 피폭자 인정 판결을 받았다. 19일 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가사키 지방법원은 재판부 판결문에서 “장 씨가 피폭했다는 사실을 증언해줄 증인은 없지만 장 씨 주장이 원폭 투하 당시의 객관적인 사실과 일치하고 부자연스러운 점이 없는 만큼 신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장 화백은 지난 6월 재판에서 “(눈앞에 보이는) 구부러진 선로 끝은 허공을 향한 상태였고, 오른쪽에 보이는 가스탱크는 부서져 있었다“고 원폭이 투하된 직후의 나가사키시 모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
장 화백은 1930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고 미국의 나카가키 원폭 투하(1945년 8월 9일) 때 나가사키에 살았다. 1950년 6·25 전쟁에 참전해 1996년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고 2001년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 걸려 죽기 전까지 병원과 집을 오갔다. 그는 병의 원인을 ‘피복’으로 봤고 2009년부터 나가사키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그의 아내 박춘선 씨는 <경남도민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울먹이며)마음이 아프다. 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 경남지부 성덕찬 지회장은 “20일 일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3년 동안 힘겹게 재판을 진행해왔는데, 장 화백이 죽고 난 뒤 원고 승소 판결이 나 안타깝다. 승소 판결이 났다고 해서 건강 수첩을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 화백의 노고를 기리고자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8일까지 경남은행 본점 KNB 아트갤러리에서는 장영준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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