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오는 27일까지 우리금융지주회사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제안서 접수에 들어갔다. 집권 이후 이미 두 번이나 매각에 실패한 마당에, 임기 8개월을 남겨둔 현 정부가 다시 우리금융지주회사 매각에 손대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인수·합병 의향이 있는 은행이 누구인지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도민의 관심사는 일괄 매각이냐 분리 매각이냐의 기로에 선 경남은행의 앞날이다.
때마침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이, 지난달 22일 지역 상공인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지지를 겁박하는 막말을 내뱉은 사실과 함께, 경남은행 분리 매각을 통한 독자 생존을 반대했다는 것이 알려져 지역 민심이 뒤숭숭한 형편이다.
IMF 구제금융을 거치며 공적자금 수혜를 입고 우리금융지주회사에 편입된 경남은행은, 지난 3년 동안 배당총액이 8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우량 지방은행으로 자리를 굳혔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지방은행으로서 이례적인 성적표를 거두었다고 할 만하다. 도민과 지역 경제인들은 경남은행의 독자 생존에 대한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보고 있으며, 지역에 이익이 환원될 수 있도록 경남은행의 선 분리 매각을 통한 향토은행 복귀를 바라고 있다. 이는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대형 투자은행의 줄도산을 거친 후 금융기관의 섣부른 덩치 키우기를 자제하는 세계적 흐름과도 궤도를 함께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세계적인 추세에 아랑곳없이 은행의 대형화, 금융자본 집중화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임기 말 우리금융 매각을 추진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안홍준 의원이 문제의 간담회에서 경남은행의 독자 생존에 회의적이라고 발언한 것도 지역민의 바람을 생각하기보다 현 정부의 메가뱅크화 정책을 좇은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박근혜 의원의 총신을 자처하는 인물이자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사람으로 자신의 발언이 지닌 비중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지역민의 열망을 저버린 인물로 낙인찍힌 그가, 경남은행 분리 매각과 독자 생존을 반대하는 입장을 여전히 고집하는지 궁금하다. 지난 5월 민주통합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경남은행을 우리금융에 끼워팔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과 안 의원은 경남은행의 앞으로 진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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