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지사가 "출판기념회, 대선 출정식 아니다"라면서도 출판기념회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민주통합당 당내 경선은 본선 경쟁력과 표 확장성을 판단하는 과정이며 경쟁력을 입증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위가 바뀔 수 있다. 지금은 지지가 미미하더라도 잠재적인 경쟁력을 볼 수도 있다'는 발언으로 이미 대권 행보에 마음이 가 있음을 실토했다. 이는 지지자들의 바람과는 별도로 김 지사의 최종 결정은 아직 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객관적인 행보는 출마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믿고 있다.
지난 6·10항쟁 기념행사장에서도 찬반 논쟁의 핵심은 야권에 확실한 대안이 있다면 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과 문재인과 안철수가 있지 않으냐는 것이다. 김 지사 출마옹호론자들은 대부분 도지사도 중요하지만, 대선에서 민주정부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며, 김 지사의 행정경험은 대선 후보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그를 아끼는 시민사회와 일부 정당관계자들은 김 지사의 중도사퇴로 도정의 주체가 여당으로 넘어갈 확률이 농후한 상황임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후진들이 스스로 클 시간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김 지사는 한국의 룰라가 되겠다고 했지만, 룰라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지우마 호세프라는 든든한 후계자가 정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은 박원순 시장 입성과 총선에서 야권의 승리로 변화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영남지역은 아직도 보수진영의 아성임을 안타까워하는 시민들이 많은 것이다.
김 지사와 민주통합당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지지율을 계산하고, 민주통합당의 대권 흥행을 유리하게 이끌려면 김두관-문재인이라는 두 주자를 링 위에 올려놓고 한껏 국민의 관심을 높여야 할 상황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도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자의적 판단으로 민주통합당에 입당하고, 도지사 수행 2년 만에 또 대권행보를 하는 점이 못마땅한 것이다. 김 지사도 시민단체를 비롯한 재야인사가 힘을 모아 야권성향 무소속 지사를 어렵사리 탄생시켜 4년 임기를 완주하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정치역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대권행보를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그를 뽑아준 도민들에게 지역정치의 미완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행보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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