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따라 정계 거대 지각변동…야권 단일 효과 얼마나
◇국회의원 김해 을 = 김해 을 4·27 보궐 선거는 예측을 불허하는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도내에서 치러진 역대 선거 중 이처럼 박빙의 대결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으니 김해 발전을 위해 다시 기회를 달라'는 김태호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세력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는 이봉수 후보의 경쟁은 '김태호 VS 이봉수'라는 개인 차원의 대결 국면을 이미 넘어섰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향방, 그리고 향후 정국 주도권을 누가 거머쥘지를 결정하는 선거가 됐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김두관 도지사를 탄생시킨 '야권 단일후보' 전략이, 한나라당 텃밭으로 불려 왔던 경남에서 계속 탄력을 받을지도 이번 선거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비단 김해 을뿐만이 아니다. 거제와 양산에서도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 여부가 주요 관심사다. 이 두 지역은 그동안 한나라당 후보와 맞붙은 야권 세력이 아슬아슬하게 고배를 마신 지역이다.
이 때문에 야권은 이번 선거가 2012년 총선에서 반격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 반면 한나라당은 수성을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 유권자의 판단을 지켜볼 뿐이다.
최근 이들 세 선거구에서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렸는지 지켜보면 더욱 흥미롭다. 한나라당과 야권 세력이 팽팽하게 맞섰음은 물론, 한국 정치 변화의 큰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 있는 김해 을 지역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민주당 최철국 전 의원이 당선된 곳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은 후 얼마 안 된 시점이었지만, 최철국 전 의원은 47.76%의 지지를 받아 45.56%를 득표한 한나라당 송은복 전 시장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이후 지난해 6·2 지방 선거에서는 김맹곤 시장이 34.13%의 지지율로 한나라당 박정수 후보(29.55%)와 무소속 김종간 후보(29.38%)를 따돌렸다. 이때 김해에서는 김두관 지사가 61.88%의 지지율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38.11%)를 여유롭게 앞섰다.
도의원 선거에서는 장유 지역에서 민주당 명희진 의원이 52.41%를, 내외동 지역에서 민주노동당 이천기 의원이 55.12%, 진영읍 지역에서 국민참여당 공윤권 의원이 50.47%를 득표하며 당선됐다. 모두 지역에 뿌리를 깊게 내린 중견 한나라당 정치인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여서 주목을 받았다.
◇광역의원 거제 1 = 거제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간 후보 단일화가 번번이 실패한 지역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단일화에 성공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윤영 의원이 38.63% 득표율로 당선될 때, 진보신당 백순찬 후보와 민주노동당 김경진 후보가 각각 15.55%와 7.29%를 득표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권민호 시장이 35.72%로 당선됐으며, 이때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와 민주노동당 이세종 후보는 각각 17.87%와 16.85%의 득표율을 올렸다.
5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거제1 도의원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또 하나의 진보벨트가 형성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다.
◇기초의원 양산 바 = 양산에서는 기초의원 선거가 치러지긴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섰고, 이곳 양산 바 지역은 송인배 민주당 양산지역 위원장이 기반을 다진 신도시 지역이기 때문이다.
2009년 10·28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송인배 위원장은 박희태 국회의장과의 승부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4%포인트 차이로 석패한 바 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확인했듯이 경남지역 정치 지형은 분명히 꿈틀대고 있다. 이 움직임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지켜보는 건 흥미롭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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