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경남도 팽팽…13일 기획행정위 심의, 통과 여부 미지수
경남도청 조직개편안을 받아든 도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새 도지사가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건 당연하나, 상식과 절차에 어긋났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제282회 임시회가 열린 지난 8일 의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조직개편안의 목적과 향후 일정을 설명한 최만림 정책기획관은 도의원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아야 했다.
경남도 역시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시간이 촉박하고 의정 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도의원들의 우려를 모르는 바 아니나 "안정적인 도정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는 13일 기획행정위 심의에서 경남도 조직개편안이 정상적으로 통과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도의회 "의회 무시하나" = 경남도의 조직개편안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도의원들은 '행정사무감사를 앞둔 시점에 조직 개편을 하는 건 사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관련 조례를 개정해야 하는 의회와는 한마디 상의 없이 집행부에서 일방적으로 조직개편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 의회를 허수아비 취급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오영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도지사 발목을 잡으려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차기연도 예산을 정하고, 지난 1년간 도정을 결산하는 이 시기가 의회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데, 업무 파악도 안 된 국·과장들이 의회에서 제대로 정책 설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러한 연유로 현재 도의회 내에서는 일종의 절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 조직 개편안을 통과는 시키되 그 시행 시기를 내년 1월로 미루자는 것이다. 이러한 절충안이 제기된 데는 신임 지사의 조직개편안을 반대하는 것이 자칫 명분 없는 발목 잡기로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남도 "그게 아니고……" = 경남도는 실현 가능한 대안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도의원들을 설득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최만림 경남도 정책기획관은 "차질없는 행정사무감사를 위해 국·과장들은 연말 인사를 할 계획이고, 혹 업무 변경이 발생하더라도 전임 과장을 배석시켜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치밀한 조직 분석 작업이 필요했기에 물리적으로 10월 이전에 조직 개편안을 확정 지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 기획관은 조직개편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자는 절충안이 논의되는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면 조직 개편의 취지가 무색해지므로 안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잘라 말했다. 어차피 조직 개편의 틀 거리가 확정된 만큼 공무원들이 동요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내년 예산이 확정된 이후 조직 개편을 단행하게 되면 예산 집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도정 혼란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조직 개편을 지금 당장 하는 것이 도민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아니면 조직 개편 시기를 재조정하는 것이 경남 도정의 원활한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인지, 도의회 발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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