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는 지방자치]"재정지원 안되면 광역시 추진 고려"
언론인, 정치인, 공무원들. 박완수 창원시장이 꼽은 '통합 후 소외'를 말하는 3부류들이다. 박 시장은 "자꾸 소외됐다고 하니 고민인데, 소외됐다고 이야기하는 분이 언론인, 정치인, 공무원들이다. 이런 말씀 안 했으면 좋겠다. 통합시 출범한 지 이제 두 달 다 돼 가는데…, 과감한 투자를 해서 일정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각계각층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한 '화합과 균형발전 시민협의회'도 꾸렸다. 박 시장은 "지역을 균형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은 절대 과제"라며 "시민협의회가 재원 배분, 갈등 해소 조정자 역할을 하고, 행정적으로는 시가 복지, 문화, 교육, 의료, 환경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뇌물수수 논란에 대해서는 선거 때 일어난 일이라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엉뚱하게 남을 음해한 행위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함안과 통합 장기발전 위해 공감, 현재는 통합시 설계에 중점
박완수(55·한나라당) 창원시장은 현장을 훑는 스타일이다. 한마디로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통합 창원시장 취임 이후 줄곧 현안 사업장과 시민을 만나 왔다. 특히 마산·진해가 주요 공략지역이다. 이 같은 행보는 앞으로 더 체계화, 강화되는 모양새다. 통합 후 업무를 새로 맡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을 다그치는 한편 시민 소통으로 통합 과정의 갈등을 누그러뜨리고 화합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통합시 출범 두 달을 앞두고 박 시장으로부터 통합시 발전 전략과 현안에 대해 들어봤다.
-하성식 함안군수가 창원시와 통합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하성식 군수가 통합 전도사네요. 행정체제 개편 특별법안이 계류 중인데 통과되면 통합할 수 있는 제도적 길이 열립니다. 경제계에서 창마진 합쳐도 싼 기업 입지를 구할 수 없다고 함안과의 통합을 요구했는데, 장기 발전을 위해서 공감합니다. 그러나 설문조사든 주민투표든 시민의 뜻을 물어서 결정해야 할 문젭니다. 현재는 통합 창원시 설계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최근에 통합시를 광역시로 승격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는데.
"광역자치단체의 기능을 조정하고, 통합시 중심으로 지방자치제도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 행정체제개편 특별법 입법 취지이기 때문에 광역시로 하자는 것이 장기적으로 봐선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 입장에서는 정부가 재정인센티브 주기로 해놓고 안 주지, 재정수요는 늘어나지, 통합시에서 징수되는 도세가 5000억 원 정도인데 광역자치단체가 되면 그 돈을 시민을 위해 쓸 수 있습니다. 특별법 통과하지 않으면 광역시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 그런 차원입니다."
-3개 지역 장기발전 비전은?

"마산은 마산만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작업을 할 겁니다. 도심 재생, 자유무역지역을 비롯한 새로운 산업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로봇랜드, 시민에게 잘 알려야 합니다. 로봇랜드만 만들어지면 마산이 로봇산업 중심지가 되는 것처럼 알고 있는데 말 그대로 로봇을 테마로 한 공원입니다. 접근성, 수요 면에서 제 기능을 하려면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스터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진해는 앞으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도시입니다. 경제자유구역이 국제비즈니스, 물류, 관광 중심지로 되고 있는데 투자 유치를 해야 합니다. 해양레포츠 중심기지로서 정부의 남해안 선벨트 사업 전진기지가 돼야 합니다. 해양레포츠 산업도 추진해 나갈 겁니다. 진해시설운전학부 터, 옛 육군대학 터 등 해군이 나간 자리도 발전 전략 고민이 필요합니다.
창원은 어느 단계에 올라 있는데…,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생산 중심지에서 연구개발단지로 가야 합니다. 동읍·대산면·북면 지역 개발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이제는 본격적으로 해야 되고…. 또 문화·복지 수준이 다른 도시보다 앞서 있지만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톱 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마산만 워터프런트 조성 계획을 밝혔는데….
"단계별로 가포에서 자유무역지역까지, 기관을 이전해야 하는 곳이 있고, 어시장 쪽 상권이 형성된 곳은 일정 폭으로 메운 공간을 워터프런트로 할 수 있는 세 부분입니다. 당장 할 수 있는 곳이 서항 쪽인데 국화축제 끝나면 녹지공간을 만들어서 시민에게 돌려드릴 겁니다. 가포 쪽 부두를 만들면서 수로를 준설한 흙을 해양신도시 만드는 데 다 쓸 게 아니라 해양신도시는 줄이고 가포에서 마산자유무역지역까지 워터프런트 만드는 데 활용해야 합니다."
마산 서항, 국화축제 후 녹지공간 만들어 시민에게 돌려 줄 것
-수정만 매립지 STX 조선기자재 공장 문제 해결, 기대가 큽니다.
"아쉬운 것은… 마산시 시절에 갈등 주체들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조기에 했다면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 중재 역할을 하려고 지난번 강덕수 STX 회장 만나서 사정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요청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습니다. 반대 측 주민도 마음을 열고 대화에 응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만족스러운 답을 못 찾더라도 최소한 차선의 방법을 찾을 겁니다."
-선거 과정 뇌물수수 논란 같은 불미스런 일 때문에 힘들었겠지만, 신뢰가 떨어진 측면도 있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해서 다 밝혀졌습니다. 그 판단결과가 선거로 나타났습니다. 과거에는 선거 때 일어난 일이 선거에 묻혀서 그냥 넘어갔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선거기간에 엉뚱하게 남을 음해한 행위들은 선거 끝나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서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 풍토도 맑아집니다. 어쨌든… 선출직에 오래 있다 보니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판 세력이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생을 돌이켜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김두관 지사와 정치적으로 행정적으로 계속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치는데, 어떻습니까?
"김두관 지사와는… 기본적으로 자치단체장이기 때문에 도민을 위해서나 시민을 위해서 일하는 것은 같습니다. 단지 자치단체장이라는 자리는 지역 살림을 사는 자리이기 때문에 정치적 행보보다는 지역주민 복지, 주민 행복, 이런 쪽에 전력투구해야 합니다. 그게 시민이 선출해준 뜻이고 자치단체장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이수경 자치행정부장·정리/표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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