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천 공사 현장 조사옹벽 설치 등 문제 제기
지난해 여름 폭우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벌이던 창원천, 남천 등이 큰 피해를 보자, 지난 5월부터 서둘러 올해 수해를 대비한 공사가 한창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전문가는 현재 벌이는 공사로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과 함께 찾은 창원 팔룡동 홈플러스 맞은 편 창원천은 콘크리트로 된 옹벽(파라펫) 설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홈플러스 맞은 편 쪽에서 시작해 아래쪽으로 하천을 따라 양쪽으로 길이 700m(총 1.4㎞), 높이 80㎝~1m에 이르는 옹벽이 둘러쳐지고 있었다.
창원시는 창원천 옹벽 공사는 생태하천 공사가 아니라 재해예방시설이라며, 지난해 이곳이 침수됐기에 올해는 물이 넘치지 않도록 하천 벽을 높이는 공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비 15억 원을 지원받았다. 창원시는 하천 미관을 고려해 옹벽은 70~80㎝만 보이도록, 아래쪽은 화단으로 꾸민다고 설명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사무국장은 "생태하천을 만들기로 한 곳에 이렇게 콘크리트 옹벽을 만들어두면, 하천 바로 옆에 습지까지 조성한 도심 공원인 람사르 생태공원과도 전혀 생태가 연결되지 않게 된다. 여기에다 배수 시설 없이 치수를 이유로 옹벽만 높이면, 옹벽을 넘어서는 물이 들어오면 침수 문제는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인제대 토목공학과 박재현 교수는 "하천 교량은 그대로 두고, 옹벽만 높이는 것은 그야말로 전시행정이다. 하폭을 넓히지 못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고민했어야 한다. 교량은 막아놓지 않는 상태에서 옹벽만 높인 실패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있었다. 치수용으로 지나치게 큰 옹벽을 세울 것이 아니라, 비가 오면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하천 옆 도로, 언덕 선형을 바꾸는 방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전문가가 작성한 '창원천, 남천 생태하천 수해 피해조사 보고서'에서도 옹벽 설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들어 있었다. 당시 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는 "설계 도면에서 홍수위가 부족한 구간에 파라펫(옹벽)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는 하천의 경관과 생태를 극도로 황폐화시키는 구조물이므로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창원천과 함께 수해 피해가 컸던 남천도 당시 수해 피해조사 보고서에서 하천 구배(勾配)의 안정적 조절을 위한 구조물인 낙차공이 과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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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자치행정1부에서 창원시, 창원시의회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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