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동평화공원양산시민추진위가 지난 18일 양산시에 평화의 소녀상 건립과 김복동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장소 제공을 요구하고, 양산시의회에는 관련 조례 제정을 요청했다. 추진위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수요일 40차례의 시민 모금 캠페인을 진행해 2018명으로부터 4852만 2867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추진위는 오는 8월 14일 평화공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성 지역은 김복동 할머니 모교인 양산초교 인근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시민 의견을 반영해 선정할 계획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12월 작가에게 시안 제작을 요청하였고 발주도 끝마친 상태이다.

2019년에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크나큰 고난을 겪었다. 그러나 피해자로 머물지 않고 일본 전쟁범죄를 전 세계에 고발하고 피해자 인권과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인권평화활동가였다. 김복동 할머니 이름을 딴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할머니 활동을 기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함께 간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전국 곳곳에 전쟁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공원이 있다. 제주 도민 희생을 기린 4.3평화공원, 한국전쟁 중 민간인 희생을 기린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 등이 있고, 2010년에 조성된 서울 은평평화공원에는 2018년 구민들이 8300여만 원을 모아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했다.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 맞은편에도 2016년 소규모 평화공원이 조성되었다. 경기도 양주에서는 2002년 미군 장갑차에 깔려 두 중학생 소녀가 압사한 사건을 기려 시민들이 터를 사들이고 양주시 협력을 얻어 2020년에 '효선·미선 평화공원'을 조성했다. 합천에는 사회운동가와 종교인, 시민이 나서서 2010년 원폭피해자 2세를 위한 '합천평화의집'을 세웠다. 울산대공원에는 2015년 '평화의 소녀상'에 이어 2019년 '울산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건립되었다.

피해자 기림과 평화 지키기는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는, 세계의 보편적 대의다. 양산시와 시의회는 정치적 입지에 따른 고려에 주저하지 말고 시민 요구에 따라 평화공원 조성과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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