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몰려 함안 방면 국도·고속도 모두 정체
몇 시간 걸려 도착해도 행사장 진입 불가 '황당'
군, 안전 유의·출입 통제·귀가 당부 문자 발송 대응
관광객, 군 홈페이지 '행정 무대책' 비난 쏟아내

함안군이 부처님오신날인 27일 오후 무진정에서 연 함안 낙화놀이 공개행사가 장소가 좁은 데다 한꺼번에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큰 혼란이 벌어졌다.

군은 함안 낙화놀이가 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과 '붉은 단심' 등 다수 드라마에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내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비를 했다.

하지만, 행사 당일 석가탄신일 연휴 첫날로 많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행사장과 인근 도로는 교통지옥이 됐다. 군은 애초 2만 2000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함주공원 등 8곳에 1800여 대를 댈 수 있도록 주차장을 마련했다.

27일 함안 무진정에서 열린 낙화놀이 모습.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러나 주차장은 밀려드는 차량으로 진작에 포화상태가 됐고, 무진정으로 향하는 함안시가지는 물론 인근 고속도로, 창원서 함안으로 진입하는 산인고갯길(함마대로), 군북에서 함안으로 넘어오는 국도 79호선, 진동에서 행사장으로 향하는 국도 79호선 일대 도로가 긴 꼬리를 단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 이날 방문객은 소방서 등 추산 5만 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했다.

급기야 군은 오후 5시 2분 '행사장으로 많은 차량과 인파가 몰려 도로 정체 등 안전사고 우려가 있으므로 안전에 유의바람'이라는 긴급재난문자를 처음 보냈다. 이어 곧바로 '행사장 입장을 통제한다'는 문자와 6시 35분에는 '행사장에 있는 관광객은 조기 귀가해달라', 7시 31분 '입장이 불가하니, 귀가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차례로 보냈다.

행사장 입장 통제라는 재난문자에도 관광객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산인고갯길만 하더라도 주도로와 샛길을 가득 채운 차량은 유턴이 쉽지 않은 데다 낙화놀이 끝자락이라도 보려던 관광객들은 결국 행사장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돌아오는 길도 도로사정이 결코 수월하지 않았다. 워낙 많은 차량이 몰리다 보니 또다시 교통체증에 시달려야 했다.

관광객 불만은 함안군 홈페이지 등으로 쏟아져나왔다. 홈페이지 군민의소리 게시판에는 오후 5시 25분 첫 글이 올라온 것을 시작으로 축제를 준비한 함안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함안군 누리집 군민의 소리 게시판. /갈무리
함안군 누리집 군민의 소리 게시판에 함안 낙화놀이 행사 준비를 비판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갈무리

울산에서 왔다는 관광객은 "3시간 동안 차를 차고 와서 셔틀버스 타느라 2시간 또 기다렸는데 갑자기 버스 운행이 중지되고 축제장 입장도 안 된다고 한다"며 "아무런 대책도 없고 본인이 판단하라는데, 차라리 축제를 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관광객들 불만은 비슷했다. '함안축제 다시 오고 싶지 않음', '함안 최악', '군수 사과', '낙화축제 실망' 등 28일 정오까지 게시판에는 250건 정도 불만이 쏟아졌다.

경남도민일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함안 낙화놀이 영상에도 순식간에 댓글 40개가 달렸다. 모두가 '대책없는 행정'을 비난하는 목소리였다.

군은 28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상황 공유와 함께 대응방안 마련에 들어갔다.

 /하청일 기자 haha@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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