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부임 김현근 감독 열성
선수 모집·육성 등 동분서주
지난해에는 7완왕 조민서 배출
올해 회장·학산배 단체 2관왕
"목표는 최강단전 우승 트로피"

창원 교방초등학교 씨름부가 탄탄한 전력을 앞세워 전국 모래판을 휩쓸고 있다. 교방초교는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열린 학산김성률배에서 단체전 우승과 함께 개인전 두 체급을 석권했다. 지난달 13일 회장배를 포함하면 올 시즌에만 벌써 금메달 4개·단체전 우승 2회를 거머쥐었다.

창원 교방초등학교 씨름부가 학산김성률배 입상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재 기자

◇이름뿐인 씨름부에서 전국 최강으로 = 김현근 감독이 부임한 2018년만 해도 교방초교 씨름부 부원은 단 1명이었다. 메달은 고사하고 전문체육대회에 참가조차 못했고 사실상 이름만 유지하고 있던 팀이었다. 김 감독은 지도자로서 첫발을 떼자마자 난관에 봉착했으나 차근차근 밑바닥부터 팀을 만들어갔다.

학교 체육 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이 씨름에 흥미를 느끼게 했고, 사비로 치킨까지 사주며 선수 수급부터 했다. 팀을 살리고자 자존심도 내려놓았다. 김 감독은 심우현 마산중 감독과 양사문 계룡초 감독에게 지도 방법을 배우는 등 육성에 매진했다.

지난해 교방초교는 조민서(마산중)를 배출하며 그 결실을 보았다. 조민서는 초등부 천하장사격인 어린이 씨름왕을 포함해 개인전 7관왕을 차지하며 교방초교를 전국에 알렸다. 올해 에이스 조민서가 졸업했지만, 교방초교는 더 탄탄해진 전력을 과시하며 단체전까지 휩쓸고 있다.

단체전 1번부터 7번까지 선수 구성에 빈틈이 없다. 교방초교는 학산김성률배 개인전에서 6명이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안정된 전력을 선보였다. 대회 단체전 결승에서는 울산 방어진초교가 유리한 체급을 먼저 치르는 선택권을 사용했으나 그 경기마저 승리하며 4-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치열하기로 유명한 소년체전 경남 대표선발전에서 안효승·심상후·박예찬이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며 강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창원 교방초교 씨름부가 학산배 단체전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창원 교방초교 씨름부가 학산배 단체전 우승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씨름협회

◇정상 이끄는 아버지 리더십 = 교방초교는 지난 동계훈련 때 체력을 집중적으로 강화했다. 어린 선수 중에는 고단한 체력 훈련을 이겨내지 못하고 포기하는 일도 많지만 교방초교 선수들은 달랐다. 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초등학생한테 체력 훈련을 시키는 게 정말 쉽지 않다. 훈련이 힘들면 도망가는 선수도 많은데, 아무리 힘들어도 훈련을 이탈한 선수가 없었다"며 "학교에서만큼은 모두 제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대하는데 덕분에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지도 철학은 씨름만 잘하는 것을 넘어 인성을 겸비한 선수를 기르는 것이다. 올 시즌 개인전 2관왕을 차지한 주현우도 김 감독의 손길이 닿은 선수다. 씨름을 시작하기 전까지 의기소침한 성격이었던 그는 이제 누구보다 당당한 학생이 됐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주)현우가 경기에 지고 우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번 대회 때도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하더라"며 "선수들이 단단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뿌듯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교방초교가 창단 후 최고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김 감독은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처음에는 한 번만이라는 마음으로 했는데 욕심은 끝이 없더라"며 "연말에 단체전 1~8위 팀이 참가하는 최강전(가칭)에 출전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원재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