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올바른 성장·발달에 필요한 것들
격차·편견 없이 교육 받을 수 있는 사회

교토삼굴은 '꾀 많은 토끼는 굴을 세 개 파서 위기에 대비한다'라는 뜻으로 사마천의 <사기> '맹상군 열전' 편에 나오는 고사성어이다.

전국시대 제나라의 재상 맹상군은 재주가 뛰어난 식객들을 모아 토론하기를 좋아했고 그 수가 많게는 3000명이 되었다고 한다. 맹상군에게는 설 땅에 많은 논과 밭이 있지만, 소작료가 잘 걷히지 않자 식객 중에 무위도식하고 있는 풍훤을 보내어 받아 오게 했다. 맹상군은 풍훤이 돌아올 때 선물로 자기 집에 없는 것을 사오라고 했다. 풍훤은 설 땅에 도착하여 소작인들을 모아놓고 "맹상군이 밀린 소작료는 갚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며 차용증서도 모두 불태워버렸다. 이에 주민들은 기뻐서 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돌아온 풍훤에게 맹상군은 무엇을 사 왔는지 물었고, 풍훤은 차용증서를 불살라 맹상군에게 부족한 '은혜와 의리'를 사서 왔다고 했다. 이 말에 맹상군은 매우 언짢은 기색이었다.

다음해 새로 즉위한 민 왕에게 미움을 산 맹상군이 재상직에서 물러나자, 3000명의 식객은 모두 떠나 버렸다. 풍훤은 맹상군이 설 땅에 가서 살 것을 권했다. 실의에 찬 맹상군이 설 땅에 도착하자 수많은 주민이 환호하며 맞이하였다. 이에 풍훤은 "교활한 토끼는 굴을 세 개나 뚫지요. 지금은 한 개의 굴을 팠을 뿐이며 고침무우(高枕無憂·베개를 높이 베고 근심 없이 잠) 하려면 두 개의 굴이 더 필요하다"라고 하였다. 이후 풍훤은 두 개의 굴로서 맹상군이 재상직에 재신임 될 수 있게 하고, 설 땅에 종묘를 세우게 한다.

계묘년 새해에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교토삼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낮은 곳에 있는 아이들을 개별 맞춤형으로 제대로 보살피는 것이다. 교육·경제·문화적 여건이 열악한 곳에 있는 아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파악하여 개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면 교육활동에 수반되는 각종 비용을 지원하고, 심리적 지원이 필요하면 상담과 치유를 통한 심리적 안정과 관계 증진을 이끈다. 또 개별 지적 발달 수준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학습 결손을 치유하고 예방한다.

둘째, 독서교육의 활성화이다. 독서는 지식과 정보를 얻고 경험을 확대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껏 상상하면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독서가 성적을 올리는 데 수단화된 경향이 있어 관심 분야에서 독서를 통한 깊은 학습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학생들이 올바른 독서 태도와 습관을 지니도록 독서교육을 잘하는 학교와 교사도 많이 있다. 이러한 독서교육의 우수사례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나눔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

셋째,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이다. 오늘날 사회·문화적 상황에서 디지털 정보를 읽고 분석하고 쓸 줄 아는 능력이 없으면 문맹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서책형 교과서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터넷 속 다양한 디지털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학생들이 저마다 관심 분야에서 탐구 주제를 발굴하고 스스로 탐구하여 산출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즉, 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래 역량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 공학적 도구로써 아이톡톡과 스마트 단말기의 수업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이 누구나 교육·경제·문화적 격차와 편견 없이 사회안전망 속에서 교육받고 행복하게 잘 자라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이 해야 할 일이다.

/안태환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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