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조민경, 휠체어컬링 선수 생활 중 부부 연 맺어
지난해 10월 믹스 더블 대표팀 선발
2월 체전·3월 세계선수권 활약 예고

휠체어컬링 믹스 더블(2인 혼성 경기) 국가대표 정태영-조민경 부부가 내달 10~13일 열리는 전국장애인동계체전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찰떡 호흡을 발휘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정태영-조민경 부부는 각각 2008년과 2011년 컬링에 입문했다. 정태영은 창원장애인복지관에서 타구교실 수업을 듣던 중 휠체어컬링팀이 창단되며 컬링에 입문했다. 조민경은 수영 선수로 활동하던 중 부산휠체어컬링팀이 만들어지면서 동계 종목으로 컬링을 시작했다.

정태영(왼쪽)-조민경 부부가 스톤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창원시휠체어컬링팀
정태영(왼쪽)-조민경 부부가 스톤을 놓고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창원시휠체어컬링팀

컬링은 부부의 연을 맺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경남과 부산에서 각각 컬링을 시작한 두 사람은 대회에 출전하면서 안면을 텄고 경남-부산 선수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며 친분을 쌓았다. 이후 지인이 식사 자리를 마련하는 등 두 사람 사이에서 다리를 놓았고 자연스럽게 연인으로 발전했다.

결혼 후 조민경은 남편 정태영을 따라 경남으로 팀을 옮겼다. 부부는 한때 전남 한전KDN으로 이적했으나 마음은 늘 경남에 머물렀다고 한다. 정태영은 “타지역에 가서 선수 생활을 해보니 타지역은 타지역이더라”며 “내 집 같은 느낌이 아니었고 마음속에는 항상 기회가 되면 창원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바람대로 올해 1월과 지난해 8월 창원시휠체어컬링팀에 합류했다.

정태영(왼쪽)-조민경 부부가 투구를 하고 있다. /창원시휠체어컬링팀

컬링은 부부·연인·남매 등 가족이 팀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 가족 스포츠로 통한다. 두 사람도 끈끈한 부부의 힘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조민경은 “경기를 하다 보면 조심스러운 부분이 정말 많다. 부부는 아무래도 남보다 말을 편하게 할 수 있다”며 “서로 잘 아는 만큼 소통에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태영은 “믹스 더블은 특히나 둘이 의견을 조정해야 해서 마음이 더 잘 맞아야 한다”며 “의견 일치가 안 됐을 때 부부는 티격태격하더라도 집에 가서 풀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믹스 더블은 부부를 위한 종목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태영-조민경 부부는 내달 전국장애인동계체전과 3월 세계휠체어컬링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정태영은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모두 우승하고 싶다”며 “체전에서는 믹스 더블 우승, 4인조 결승 진출이 목표이고, 세계선수권에서도 입상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봉경 창원시휠체어컬링팀 감독은 “컬링은 팀 종목이고, 두 선수가 부부로 선수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호흡이 잘 맞으리라 본다”며 “앞으로 전국장애인동계체전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로서도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원재 기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