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마산고운초등학교 6학년 3반 김시환

우리 이모는 40살이다. 결혼은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알 수 없고, 평범한 회사원이다. 집값도 싸고 좁은 집에 살고, 새 차를 사면서 빈털터리가 되었다.

‘시집’에 대해서는 할머니도 포기한 짠한 이모다. 그런데 나한테 만큼은 돈을 물 쓰듯 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이모는 나에게 옷을 사주었고, 지금까지도 나이키, 폴로, 갭(GAP) 등의 여러 명문 브랜드 옷만 사준다.

내가 어렸을 때는 엄마가 내게 “이모 시집가면 너한테 옷 안사줄낀데 우짜노”라고 말을 했지만, 이모는 지금까지도 시집을 가지 않고 조카바라기로 살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문화상품권 5만 원을 줬고, 내 생일에는 10 만원짜리 G-Shock 시계를 사줬다. 수시로 나에게 신발, 옷, 양말을 사주고 계절과 날씨에 맞게 무언가를 항상 선물한다. 어느 날, 내가 상의, 하의, 양말, 신발 모두 나이키로 입고 학교에 가니 친구가 부럽다며 옷 전체가 얼마인지 묻기까지 했다.

순식간에 부자가 된 나는 어깨가 하늘까지 올라갔다. 이모가 사줬다고 말하니 다들 이모가 엄청 돈을 잘 버는 줄 안다. 알고보면 빈털터리인 우리 이모를 말이다.

이모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처럼 무언가 하나라도 있으면 다 나에게 사주고, 엄마가 나를 향해 잔소리를 해도 내 입장을 공감해주며 나의 편이 되어준다.

“이모가 없으면 너는 발가벗고 다닐끼다”라는 말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아빠도 이모에게 선물을 받고 싶어하고,나를 부러워한다. 이모의 헌신 덕분에 어떤 계절이든 입을 옷이 없는 상황은 온 적이 없다. 자신의 삶은 짠해도 나에겐 주저않고 모든 걸 사주는 이모에게 감사하다.

내가 크면 이모에게 받은 것 그대로 베풀어야겠다. ‘짠한 이모’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쩌는 이모’로 만들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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