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불황·자금 경색 극복 못해
지역 70여 협력사 직격탄 우려
'김진태발 금융위기' 여파 촉각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 동원건설산업(주)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지역 경제계는 경남 도내에서도 '김진태(강원도 레고랜드)발 금융 위기' 여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영 동원건설산업 대표는 회사가 최종 부도 처리됐다고 29일 밝혔다. 장 대표는 "지난 28일 경남은행에 도래한 어음 22억 원을 막지 못하면서 부도 처리됐다"며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했지만 결국 최종 부도를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동원건설산업은 2000년부터 22년간 지역을 기반으로 건설업을 일궈온 업체다. 전국 도급 순위 388위로 연 매출은 700억 원대에 달한다.

동원건설산업은 공사 금액 대부분을 PF(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 기관이 사업성과 미래 현금 흐름을 보고 투자금을 지원)로 마련했다. 그러나 올 6월부터 금융기관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고, '김진태발 금융위기'로 PF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동원건설산업은 시중은행에서 이미 준공된 건물조차도 대출을 해주지 않자 자구책으로 연 이자 30%가 넘는 사금융에서 자금을 끌어 썼다. 그러나 결국 높은 이율을 감당하지 못해 부도가 났다.

건물 자료사진. /pixabay
건물 자료사진. /pixabay

현재 진행 중인 공사도 중단 위기에 처했다. 동원건설산업이 도내에서 공사 중이거나, 계획 중인 곳은 창원시 회성동 복합행정타운을 비롯해 현동·양덕동 상가 등이 있다. 이들 사업은 예정된 공사 금액만 600억 원 규모다.

지역 건설업계는 동원건설산업 부도로 협력업체 직격탄, 공사 중단에 따른 혼란 등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또 지역 건설업계는 동원건설산업 부도에 김진태발 금융 위기뿐만 아니라 누적된 금리 인상, 은행권 대출 제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경남도회 관계자는 "부도 업체의 공사 형태가 공동 도급이라면 일부 구성원이 손해분을 메우면서 공사를 이어갈 수 있다"며 "다만 단독사업일 경우 공사 진행이 굉장히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건설업계는 철근 등 자잿값 폭등, 레미콘·철근콘크리트업계 파업 등으로 실질적인 조업 일수가 적었다"며 "금융권 대출 제한으로 공사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동원건설산업은 7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하는데 힘을 쏟기로 했다.

장 대표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부도 위기를 이겨내고자 각고의 노력을 쏟았으나 이렇게 돼 참담한 심정이다"라며 "협력업체 피해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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