泣 : 울 읍, 斬 : 벨 참, 馬 : 말 마, 謖 : 일어날 속.

직역하자면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으로서, 제갈량이 군법과 대의명분을 위해서라면 아쉽다 할지라도 아끼는 측근(마속 장군)의 목을 가차없이 베는 법의 준엄함과 엄격함을 나타내는 <삼국지>에 나오는 유명한 고사성어이다.

아마도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라고도 많이들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2023년에는 세 번째를 맞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시행된다. 공직선거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조합원 권익을 대변하는 대표(조합장)를 뽑는 선거로 지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선거다.

조합장선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돈 선거'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할 것이다. 조합이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돈 선거' 오명을 온전히 도려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년 3월 8일 시행 예정인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고질적인 금품 수수 관행을 척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금품제공 신고자에게 최고 3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신고자 보호 특별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시도에 '돈 선거' 척결 전담 광역조사팀을 운영해 금품 제공자는 고발 등 강력하게 조치하고 금품을 받은 사람은 최고 50배의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조합 임직원과 조합원을 대상으로 금품선거 예방 교육을 시행하고, 총회·대의원회의·각종 모임 등을 활용해 적극적인 안내, 예방활동도 펼칠 것이다. 밀착 관리를 위해 이·반장, 영농·부녀회장, 어촌계장, 조합 대의원 등을 '조합선거 지킴이'로 선정해 자정 작용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조합장선거 특성상 조합원 간에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돈 선거'를 발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에서 아는 사람이라서, 같은 학교 출신이라서, 같은 혈족이라서 인정에 이끌려 불법행위에 모른 척하고 외면했기 때문에 '돈 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이어져 왔다. 이제 변화가 필요하다.

조합원 한 명 한 명이 공명선거 지킴이가 되어 '돈 선거'는 단호히 배격하고 깨끗한 선거를 이루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까지도 바뀐다'는 말처럼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서는, 선거의 결과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 치러질 조합장 선거가 제갈량의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돈 선거'를 단호히 도려내서 깨끗한 선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정성열 창원시 마산합포구선관위선거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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