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 시간·옛 지명 등 내세워
진해 학개 아닌 다른 곳 주장
"토론회 열고 안내판 등 철거를"

이순신 장군이 치른 두 번째 전투이자 승전을 거둔 ‘합포해전’을 두고, 해전 발생지가 진해 원포동 학개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는 1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주장했다.

합포해전은 1592년 5월 7일(음력) 이순신 장군이 거느린 조선 수군이 합포에서 일본 전선을 무찌른 해전이다. 당일 오전 거제 옥포에서 일본 수군 전함을 격침한 이순신 장군은 같은 날 신시(오후 4시 무렵) 왜선 5척이 주변을 지난다는 첩보를 받고 추격을 시작, 합포지역에서 격멸했다.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가 1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포해전 발생지는 진해 원포동 합계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창언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가 16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포해전 발생지는 진해 원포동 합계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창언

1990년대 들어 합포지역이 진해 학개라는 주장이 힘을 받았다. <임진장초>에 ‘웅천지합포전양(웅천 땅 합포)’이라 명시된 점, 거제 옥포와 거리를 봤을 때 오후 4시부터 추격해 해 질 녘 상륙이 가능한 곳은 진해 학개라는 점, <임진장초>에 ‘창원 땅 마산포’라는 지명이 따로 등장한 점 등이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를 바탕으로 창원시는 이 일대에 합포해전지 관광안내판을 세우고 둘레길도 만들었다.

하지만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는 “신시에 추격해 해 질 녘에 상륙이 가능한 곳은 웅천 합포(학개) 외에 상당히 많다”며 “해전이 있었던 5월 7일(양력 6월 16일)은 하지와 가까운 날이라 평균 일몰 시간은 오후 7시 40분 이후이고 일몰 후 30분이 지나야 어둠이 내린다. 현 마산합포구와 성산구 삼귀·신촌동까지 배가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임진장초>에는 ‘밤중에 노를 재촉해 창원 땅 남포(마산합포구 구산면 난포리) 앞다바로 와 밤을 새웠다’는 부분이 있는데, 만약 진해에서 출발했다면 남포까지는 해가 지기 전 도착하게 된다”며 “1899년 웅천읍지에 표시된 자료를 보면 학개 자리에 모란포가 나오는데, 합포와 모란포는 한자·지명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문가 토론회 개최, 승전길·안내판 등 철거를 창원시에 요구했다.

합포해전지 논란은 지난해에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열린 토론회에서 제장명 순천향대 이순신연구소장은 ‘구한말 일본해군 지도를 보면 웅천 땅 합포 지명이 원포동인 것을 알 수 있고, 당시 조선과 일본 수군 전술을 고려하면 진해가 유력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창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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