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비평 자신 있게, 줄여서 <뉴비자>. 첫인사를 드린 게 엊그제 같기만 합니다. 문득 돌아보니 매주 금요일 여러분께 뉴스비평을 전한 지 1년이 흘렀습니다. 2021년 11월 26일 첫 기사를 시작으로 이달 3일까지 총 42편을 연재했습니다. 생각보다 결과물이 많이 쌓이지 않았나요? 책 한 권으로 엮는다면 꽤 괜찮은 미디어리터러시(문해력) 교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감히 해봅니다.

1년을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다. 뉴비자를 운영한 지 1년이 되는 시점부터 여기저기서 노하우를 공유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옵니다. 개인적으로는 귀중한 1년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저는 일을 벌여놓고 금방 싫증을 느끼거나, 아니다 싶으면 빨리 접고 다른 일을 찾는 성격입니다. 그런데 1년을 기점으로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오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당장 한개 한개가 별다른 반응이 없더라도, 하나하나가 누적돼서 42개가 되면 그 위력은 스스로 상상하는 범위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일간지 기자가 취재 외에 뉴스 비평을 나서서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어려운데 주목은 받지는 못합니다. 주목은 못 받는데 마치 '내부저격'처럼 여겨져서 꺼립니다. 이처럼 뉴스비평이라는 척박한 분야에서 빨리 접기 능력 보유자인 저는 어떻게 버티는 것일까요? 오늘은 뉴비자를 1년간 꾸려온 소회를 풀고 고민을 독자와 공유하고자 합니다.

가장 큰 동력은 한국 언론계에 이상하게 퍼져있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에 대한 반감입니다. 저는 기자생활을 지면 편집기자로 시작했는데요. 제목을 짓는 게 주 업무입니다. 단어 하나로 끙끙 앓듯이 고민을 하는 게 일입니다. 신문은 새벽에 독자 집 앞으로 배달되기까지 취재기자부터 데스크, 편집기자, 교열기자, 편집국장까지 수많은 편집 과정을 거칩니다. 그런데 온라인에서는 이 수많은 과정을 생략합니다. 디지털 퍼스트가 맞나요? 오히려 데스킹 과정을 생략하고 클릭 수에만 열을 올리지 않나요? 저는 이 점이 괴이하게까지 느껴집니다. 이처럼 뉴비자에서 지적하는 기사는 대부분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지 않는 기사입니다. 제가 대학생 때 '미디어 비평'이라는 수업을 한 학기 수강했는데요. 그때 배운 이론과 내용만으로 뉴비자를 꾸려왔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더 큰 문제는 많은 언론이 낚시성 기사를 양산하려고 이른바 '닷컴 기자'를 채용한다는 것입니다. 언론사에서 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저널리즘 가치가 아니라, 시간당 기사 생산 속도입니다. 별다른 취재 없이 낚시 기사만 작성하는 이들은 대부분 계약직입니다. 정규직 취재기자와 비정규직 닷컴기자로 구분되는 언론 생태계가 지속 가능할 리 없습니다.

고민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비평 대상에 올릴 뉴스에 관한 문제이고요. 두 번째는 시민 참여형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뉴비자는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기사를 비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일명 '나쁜 뉴스'를 매주 한 건씩 지적하고, 누적된 결과치가 나쁜 뉴스의 유형들을 만들어내는 형식이었는데요. 이제는 독자께서 비판적·입체적 사고를 할 수 있을 만한 조금 더 깊이 있는 비평을 해볼까 하는 욕심도 생깁니다. 이를테면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독자로 하여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할 여지를 주지 않는 기사가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겠죠. 혹시 비평할 기사가 있다면 제보해주십시오.

시민 참여형 콘텐츠는 아직 막연하지만, 기자가 아닌 시민과 함께 뉴스비평을 함으로써 뉴스 생산자와 수용자 간 생각의 괴리를 확인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 사례로 경남외국인주민지원센터와 뉴비자 영상 콘텐츠를 함께 제작한 경험이 있는데요.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언론에 '할 말 많은 사람들'과 기꺼이 함께하고 싶습니다. 

/김연수 기자 ysu@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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