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본부 9일 저녁 추모 문화제 열어
"이태원 참사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그날 우리가 이태원에 간 것은 우리에게도 공간이 필요했고, 숨 쉴 틈이 필요했기에 잠시나마 기운을 얻으려고 한 것 뿐이었습니다. 그곳은 물속이 아니어서 우리의 꿈이 침몰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9일 저녁 6시 30분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서빌딩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시가 낭송됐다. 이날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태원 참사 추모제를 열고 세월호 참사에 이어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금의 사태 책임을 정부가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오후 창원시 중앙동 한서빌딩 앞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9일 오후 창원시 중앙동 한서빌딩 앞에서 이태원 참사 추모제가 진행되고 있다. /황선민 인턴기자

세월호 참사를 겪었던 청년들이 다시 '이태원 참사'를 말했다.

대학생 이주화 씨는 "이태원에서 또 한 번의 참사가 일어나 비슷한 또래가 숨졌다"며 "교통통제만 제대로 되었어도 20대 청년들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대통령과 정부 관료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참사를 사고라 부르고 희생자를 사망자라 부르는 지침을 내렸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로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류승택 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큰딸이 18살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며, 이태원 참사를 겪은 지금 둘째 아들이 21살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런 참사 앞에 내 아이만 아니면 된다고 안도하는 부모는 없다"며 "언제든 우리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고 자식을 둔 부모라면 내 자식의 일처럼 아파하고 슬퍼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모두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를 겪은 세대가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며 "이들은 세월호에서 희망과 미래를 잃고 다시 이태원에서도 같은 일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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