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소 통합 이유는 ‘경영 정상화’
MBC경남 내부 구성원도 위기의식 공감
콘텐츠 제작•송출 그대로…서부경남 콘텐츠 강화 예정

MBC경남이 진주와 창원 연주소 통합 계획을 밝히면서 변화가 예고된다. 연주소 통합으로 서부경남 지역이 소외된다는 우려까지 나오지만 회사는 경영 위기를 위한 타개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연주소 통합은 MBC경남이 보유한 2개 연주소(창원·진주)를 1개 연주소(창원)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연주소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송신소, 계열사 지역국, 위성국으로 송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창원으로 연주소가 통합되면 진주사옥 방송국은 방송보조국으로 바뀐다. 

MBC경남은 연주소 통합의 이유를 ‘경영 효율성 강화’으로 설명한다.

◇경영 위기 = MBC경남은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 직접 수신율과 광고 수입 등이 떨어지면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최영태 MBC경남통합추진단장은 “지역 지상파 사업자는 수입에서 광고 비중이 높은데 최근 10년 사이 절반 이하로 광고 수익이 줄었다”며 “최근 5년 사이 누적된 적자가 남아있고, 이렇게 연속적으로 매출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방송국이 문 닫을 위기”라고 말했다. 

MBC경남은 진주 지역에서 영화관 사업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었다. 수신료 재원을 가진 KBS와 달리 MBC는 지역마다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수신료가 재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MBC경남은 수익 구조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사옥 유지 비용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연주소 통합을 결정했다.

정부가 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 편성 의무를 부여한 탓도 컸다. MBC경남이 진주와 창원 모두 지상파 초고화질 방송을 도입한다면 1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 실제로 많은 방송사가 도입 비용에 부담을 느껴 편성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구성원 견해는 = MBC경남 내부 구성원들도 연주소 통합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MBC경남 한 직원은 “아무래도 재정적으로 어려워서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구성원들도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동식 MBC경남 노조지부장은 “경영 상황이 안 좋은데, 비용을 투입해 연주소를 유지하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대신 지역사회에서 우려하는 서부경남 소외를 막고자 취재·제작 인력과 시설 유지를 사측에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BC경남은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자 2020년부터 연주소 운영 합리화 방안을 고민해왔다. 그 해 관련 전담팀을 만들어 사내 논의를 거친 다음 지난해 5월 공식적으로 MBC경남통합추진단을 꾸렸다. 지난 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연주소 통합안을 담은 지상파방송사업 변경허가신청을 냈고, 지금은 의견을 받고 있다.

내년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허가한다면 MBC경남은 연주소가 창원으로 통합되고, 창원(창원DTV·표준FM·음악FM·AM)과 진주(진주DTV·제1FM·제2FM) 7개 방송국 가운데 진주 3개를 방송보조국으로 바꾸고 나머지 4개 방송국은 경남MBC 이름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지역 사회 우려와 대책 = 지역 사회 안에서는 서부경남 소외 우려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에 MBC경남은 서부경남취재센터 운영으로 보도 기능을 이어가고, 균형 있는 광역 프로그램 제작편성으로 지역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 단장은 “지금도 진주와 창원에 똑같이 방송과 라디오를 송출하고 있어서 연주소가 통합되더라도 방송 콘텐츠 제작은 지금과 달라지지 않는다”며 “서부경남 지역민이 겪을 정서적 상실감을 고려해 서부경남 콘텐츠 제작을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취재제작 인력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다만, 진주MBC 사옥 기능이 일부 축소된다. 사옥 일부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임대해 수익을 얻을 계획이다. MBC경남은 경남시청자미디어센터 서부분원 유치, 복합문화공간 설계, 영상 교육 장소 대여 등을 논의하고 있다. 

최 단장은 “MBC경남이 생존이라도 해야 지역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힘들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정부에서 어려움을 겪는 지역언론을 구제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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