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권력으로 뒤집힐 수 없어
겸손하고 정직해야 신뢰 얻어

요즘 저는 몹시 혼란스럽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인데 우리 사회가 점점 심층에는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고, 표층만을 쫓아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떠합니까?

그러면 여러분은 저에게 표층이 무엇이고, 심층이 무엇인가 하고 물으실 텐데 제 설명을 들으려 하기보다는 한 번쯤 스스로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우리의 삶의 근원이 '옳음(義)'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옳음은 너의 옳음과 나의 옳음과 같은 상대적인 옳음이 아니라 그보다 더 높고, 깊고, 넓은 것으로 말씀(道), 진리, 생명, 평화, 사랑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것은 나로 말미암은 것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나를 넘어서는 것, 나 없음이라고 한다면 옳음이라는 것 또한 내가 작을수록 더 커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혼란스러운 것은 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눈덩이처럼 커진 나와 또 다른 내가 대결하기 때문에 시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좋은 정치는 나를 넘어서서 옳음을 드러내는 것인데, 돈이나 권력이나 또 다른 변수로 옳음을 쉽게 뒤집는 사회는 건전할 수 없습니다. 요즘 검찰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슬픈 일이고, 나로 극대화된 검찰력으로 옳음을 독점하려는 것은 불의이고, 사악한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사람이 사람을 재판하고 있지만 남을 재판하는 사람일수록 눈에 보이는 것에 휘둘리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서 답을 찾아야 하고, 누구보다도 옳음 앞에 겸손하고, 정직해야 합니다.

얼마 전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에 어설프게 한 말, 말 한마디 때문에 온 나라가 연일 시끄럽고, 큰 혼란에 빠져 있는데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어쨌든 하루빨리 여야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어야 할 텐데 이번 위기를 통하여 여야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 옳음에서 접점을 찾기를 바라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도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무게를 둔다면 지금의 위기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입만 열면 잘살아야 한다고 하지만 옳음이 없이 잘 사는 삶이란 환상입니다. 옳음이 우리의 삶의 근원인 것처럼 이 나라가 경제 대국이 된다고 하더라도 옳음 위에 서지 않으면 온 국민을 죄인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목사니까 그렇게 말한다고 할지 몰라도 제가 감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옳음이 종교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많이 돌아왔습니다만 저의 간절한 바람은 우리 대통령께서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상식과 공정, 옳음 위에 굳게 서서 온 국민에게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더욱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명탁 하나교회 목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